미국에는 듀플렉스, 트리플렉스, 쿼드러플렉스 등의 단독주택 형태가 있다. 각각 2가구, 3가구, 4가구가 동거할 수 있는 형태로 지은 단독주택 형태다.
각 가구별로 출입구가 달라서 한국처럼 아들 부부가 부모를 모시고 산다든지 할 때 요긴한 주택형태지만, 그간 거의 시도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건축가 이현욱 씨가 자신이 살 듀플렉스(땅콩주택: 두 알이 든 땅콩처럼 집이 두 가구 거주용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점에서 작명)를 직접 짓고 살아본 경험을 책으로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평생 아파트에 살던 그는 2007년 한겨레신문의 구본준 기자와 함께 용인 죽전에 ‘도심 아파트 전세값으로 한 달 만에 완성하는 새로운 개념의 목조주택’을 짓기로 의기투합했고, 그 도전의 결과를 최근 ‘두 남자의 집짓기’(타미 간, 2만2000원)라는 책으로 펴냈다.
그는 이 책에서 한 가구당 4억 원 이하의 돈을 투자해 집을 지은 경험을 전했다. 3억6000만원으로 택지 80평(226㎡)을 구입했고, 이 자리에 3억6675만 원을 들여 앞마당과 2층집, 다락방까지 갖춘 2가구용(가구당 면적 48평) 듀플렉스를 지었다. 들어간 돈은 모두 7억3350만 원이었다.
이 책에서 이 건축사는 따뜻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목조 건축 방식을 택했으며, 건축비 절약을 위해 한 달 안에 집을 짓는 일정을 채택했다.
듀플렉스부터 쿼드러플렉스까지 2~4가구 거주용 단독주택은 이 건축사 경우처럼 친구 또는 가족이 두 가구 이상 함께 사는 형태로 만들 수도 있고, 이처럼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니더라도 '집주인 + 세입자'가 사는 형태로 꾸밀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4가구용 주택(쿼드러플렉스)에 집주인이 함께 거주하는 경우 세제 혜택을 줘 돈 있는 사람들이 더욱 많은 주택을 세입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