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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레스님 중광, 그의 예술을 돌아보다

"괜히 왔다 간다"는 말을 남긴 그의 10주기 추모전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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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왕진오기자 |  2012.02.25 20:00:52

▲중광, 학, 69x68cm, 한지에 수묵담채.

중광(重光, 1935-2002)은 '걸레스님'이나 '매드몽크(mad monk)'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기인적인 삶으로 우리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정규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화단의 이단아이자 파계승으로서의 그의 화업은 생존 당시 극과 극의 평가로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는 세상의 평가에 초연하게 "괜히 왔다 간다"는 말을 남기고 68 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 후 10 년이 다 되도록 세상은 아무 말이 없었다.

15일부터 3월 25일까지 안국동에 위치한 갤러리 아트링크에서 스님이 간지 근 10년 만에 '비非ㆍ색色ㆍ비非ㆍ공空을 주제로 중광의 삶과 예술의 전모를 있는 그대로 보고, 지금 우리에게 사회적으로나 역사적 맥락에서 어떤 의미인지를 알고자 하는 몇 몇 사람들의 뜻을 모아 추모전이 열린다.

▲중광,

이번 전시는 지금까지 중광 예술의 성취에 대한 평가가 극찬마저도 중광 개인에 머물러 있었고, 다양한 작품 장르나 주제 간의 유기적인 관계 속의 이해보다 개별적이고 부분적인 평가에 머물렀던 사실에 주목했다.

중광 예술 전반에 드러나는 노골적인 성(性)의 문제만 해도 보는 관객입장에서는 터부와 인간의 본성 사이에서 늘 충돌했고, 선(禪)의 문제 또한 달마나 학에 국한된 것인지 아크릴이나 도자 행위예술까지 그 영역이 확장되는 것인지 여부가 늘 혼란스러웠다.

전시는 중광 예술에 있어서 작가 개인의 성취나 정체성은 물론 그의 예술의 사회적 역사적 평가가 달라지는 면을 전통이나 선의 문제, 그리고 서구미술의 영향과 소화 등의 관점에서 보고 있다.

선(禪)을 코드로 성(聖)과 속(俗), 무법과 유법, 동양과 서양을 넘나든 스님의 삶과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이번 전시에는 동심, 성, 어머니 종교 자아는 물론 도구재료적인 측면에서 붓과 먹은 물론 브러시와 아크릴, 흙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주제를 보여준다.

▲중광,

이번 전시를 통해 기인이나 이단을 넘어 선을 코드로 삶ㆍ예술ㆍ종교가 하나가 된 '대자유인(大自由人)'인 중광을 만날 수 있다. 우리 시대만큼 프로작가가 많은 때도 유사 이래 없었지만 대부분 삶 따로 예술 따로 보거나 사상이나 정신경계를 그 사람의 예술과 따로 보는 경우도 많다.

이점에서 삶과 예술 종교를 하나로 성속과 동서를 경계 없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중광은 여느 작가와 단연 차별성을 보인다. 그는 애초 세속적인 평가 잣대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삶이 예술이고 예술이 삶이었다.

융ㆍ복합의 이름으로 세상의 모든 분야에서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이번 전시를 통해서 전방위예술가로서 종횡무진으로 선필을 휘두르고 간 그가 이 세상에 '괜히' 온 것이 아니라 '왜 왔는지'를 다시 확인 하는 계기를 마련한다.<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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