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터 리빙제를 도입한 아파트 광고의 한 부분.
요즘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건설사와 시행사들이 아파트 분양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중견 건설사나 메이저 건설사 중 세종시와 동탄 2지구 등 일부 현장을 빼고서는 거의 최악의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이러한 어려움이 있을 때 미분양 아파트가 쏟아져 나와 현금유동화에 문제가 직면하면서 미래에 다가올 문제는 뒤로하고 당장 분양계약을 진행하려하는 위험한 분양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에프터 리빙제는 계약금과 일부 중도금을 지불하고 금융융자까지 받는 점은 일반 계약과 다를 바 없다. 단지 계약기간 동안 살아보고 마음에 들면 유예기간이 지난후 소유권이전등기 하면 되는 조건이 다른 점이다.
제도의 취지는 좋다. 하지만 그 계약기간이 진행되는 동안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건설사는 계약기간이 지나고 문제가 터지는 내용에 대해서 어떤 대처계획이 있는지 의문스럽다는 얘기다. 때문에 분명 소비자나 건설사 모두 한번쯤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계약금 20% 지불하고 입주할 수 있다. 리빙제 기간 3년이라는 시간동안 취득세도 내지 않고 등기 이전도 하지 않아 각종 보험이 오르지도 않고 편히 살 수 있지만 계약유예기간 조건 2년이 지나는 시점에서 분양을 받을 것인지 안 받을 것인지 결정을 해야 한다.
만약 분양을 받아 소유권 이전을 하게 되면 문제가 없지만 분양을 받지 않을 때는 그 기간 동안 살면서 감가상각이 된 부분을 원상회복이라는 문구하에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했던 계약금에서 공제하고 돌려받을 수 있다.
또한 진행되는 동안 이런저런 조건들은 소비자나 시행사, 건설사의 조율을 통해 운영할 수 있지만 문제점은 다른 곳에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소유권도 가져가지 않고 움직이기에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게 묻어두는 사례도 생기고 분양을 추후 받지 않는다면 건설사는 회사 자금유동성에 초대형 악재로 돌아와 경제침체에 또다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분양을 받지 않을 경우 이미 기존사람들이 살았기 때문에 중고 아파트로 변해 다시 판매하려면 커다란 손실을 보고 일반판매로 해야 한다. 대형건설사의 경우 현장이 한두 군데가 아닌데다 에프터 리빙제의 현장이 많다면 그 후폭풍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물론 무조건적인 단점만 있는 것이 아니지만 경기위축으로 무조건 팔고 실적을 올려보자는 실적주의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단적인 예로 일산식사 지구 00아파트 건설사는 에프터 리빙제라는 슬로건을 걸고 미분양으로 남아있던 중대형 아파트를 전량 분양 마감했다. 우선 살아보고 추후 계약이라는 명목으로 말이다. 하지만 대다수 계약자들이 대형평형에서 살아보지 못한 서민층이기에 대형 평형에 대한 유지 관리비 등을 감안하지 못한채 덜컥 계약을 한 소비자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런 힘든 시기에 정말 제대로 된 아파트 물건을 고르자면 우선 본인의 자금 계획을 잘 짜야한다. 아파트를 선택하는 기준이 전에는 브랜드 위주의 선택이었다면 요즘은 전체 평면상태가 좌지우지 한다,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거주하면서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지 먼저 판단하고 최대한 할인률이 높은 아파트를 고르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다,
경기침제로 건설사들은 울상이지만 요즘은 소비자의 입맛대로 물건을 골라서 살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져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