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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건강보험 고객센터의 ’하루’

“보다 나은 건강증진을 위해 최상의 상담서비스 제공”
“욕설, 인간적 무시, 음담패설 등 자제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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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채열 기자기자 |  2013.09.04 19:07:35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손송이씨.

아침 8시, 부산시 북구 덕천동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지역본부 고객센터에 직원들이 하나둘씩 제자리에 앉는다.

따르릉~, 고객센터의 하루가 시작된다.

“네~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손송이입니다.”

고객-“아가씨, 내 보험금 부과금이 너무 많은데, 깎아 주이소”
상담직원-“고객님, 소중한 정보 보호를 위해 고객님의 개인 정보 몇 가지를 여쭙겠습니다”
고객-“머라꼬, 내 정보를 니가 와 알라카노, 안된다. 내가 그냥 000이라카이”
상담직원-“개인정보를 입력해야 고객님이 상담하시고자 하는 부분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고객-“와 개인정보를 알라카노, 니 보이스피싱할라꼬 하나, 안된다. 못 가르쳐준다”

건보공단의 주된 상담 내용은 보험자격, 부과, 징수와 관련되어 대부분 개인 정보를 입력해야 상세한 상담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워낙 세상이 못 믿을 구석이 많아, 고객들은 쉽사리 개인정보 공개를 꺼려한다. 그래서 오늘도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상담직원과 고객간의 실랑이는 시작된다.

상담직원-“그러면 정보를 알 수 없습니다”
고객-“그래, 그럼 내가 000이고, 주민번호는 0000이고, 주소 00000이다”
상담직원-“감사합니다. 현재 부과되는 금액이 0000원입니다”
고객-“무슨 근거에 의해 이리 비싸노, 깎아달라”

고객은 무조건 보험비를 깎아달라고 떼를 쓴다.

상담직원-“요금이 000부과되었습니다”
고객-“안된다, 깍아주라, 안 해주면, 건강보험 공단 폭파시키고, 광안대교에서 뛰어 내려 죽을란다. 유서에는 너 때문이라고 너 이름 적어놓을 테니, 오늘 저녁에 뉴스봐라”

상담직원은 좌절감과 허탈감을 느낀다.

‘내가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나~휴!’



▲건보공단 고객센터의

건보공단 콜센터는 하루가 이렇게 시작된다. 건강보험에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에 대한 문의가 들어오는 곳으로, 200여명이 넘는 직원들이 모든 고객을 응대하는 곳이기도 하다.

상담콜센터 고은경씨는 “공단 담당자가 처리 가능한 업무 외에 건강보험의 자격이나 부과, 징수, 그리고 보험급여 및 건강검진과 노인장기요양보험까지 건강보험에서 실시하는 제도나 업무에 대한 문의가 다양하게 들어온다”고 콜센터 업무를 소개한다.

그 중에서도 보험료 관련 업무가 전체민원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단에서는 소득중심의 부과체계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동일한 문의로 동일한 민원을 제기하는 정말 헤아릴 수 없는 전화들이 온다. 그때마다 욕을 하거나, 막무가내로 깎아 달라거나, 아니면 아예 못 낸다고 ‘배째라(?)식의 강심장들도 등장한다.

어떤 사람은 하루 종일 동일한 질문으로 상담사를 바꿔가며 “앞 상담원 바꿔, 윗사람 바꿔, 이사장 바꿔, 너 따위가 뭘 아냐”며 연일 ‘바꿔’만 외치는 고객들도 있다.

그러나 상담직원들은 화를 낼 수가 없다. 그래서 오르는 열을 참느라, 오후만 되면 얼굴이 붉어진다. 심지어 음담패설, 욕설까지, 심지어 콜센터에 전화해놓고, 오히려 ‘보이스피싱’이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그렇게 오전업무를 대부분 고객들과 씨름하며 상담을 마치면, 기다리던 점심식사....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를 푼다. 그래도 서로 같은 일을 하다 보니 서로 간에 가족애(?) 같은 게 생겼다. 누구보다 서로에 대한 고충을 알기 때문이다.

짧은 점심시간이 마치고, 또 다시 오후 근무시간이 찾아온다.

모든 상담전화가 욕을 하고, 힘들게 하는 상담만 있다면, 어떻게 이 일을 할 수 있으랴. 그래도 채찍이 있으면 당근도 있어야지...

상담직원 노진영씨는 “입사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업무가 너무 방대하고 어려워 적응을 잘 하지 못해 퇴사를 해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할머니한테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하루 벌어 살고 계신데 갑작스레 암 판정까지 받으셨다며 눈물을 흘리시며 도움을 달라고 요청해왔다. 저는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지만, 갑자기 국가 암제도가 있다는게 생각이 나 확인해 보니 할머니가 국가 암대상자였는데, 다행히 건강보험에서 진행하는 검진을 통해 확진을 받아, 산정특례로 지정, 본인부담금 5%만 부담하면 진료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해 드렸더니, 할머니가 너무 고맙다고 몇 번이나 인사를 하시던지, 그때는 정말 감동했고, 콜센터에서 일하는 보람을 느꼈다”고 말한다.

상담직원들에게 ‘고맙다, 수고한다, 고생 많다’ 그러한 말 한마디가 가장 큰 보람이다. 그 말이 뭐가 어렵다고 다들 쉽지 않은지...

건보공단에서는 상담직원들에게 중간 중간에 간식도 제공하고, 각종 동호회 활동도 많이 하도록 권유한다. 상담일을 하다보면 이만 저만 스트레스가 쌓이는 게 아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직원들끼리 똘똘 뭉쳐, 동호회도 만들고, 대화도 자주하고, 서로 위로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한다.

팀원들 간의 잦은 상담, 간담회를 통해 힘든 점을 함께 나누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초콜릿, 매듭공예, 네일 아트 등 손재주 있는 동료들이 강사로 활동하고 회사에선 재료와 배움의 시간을 제공하는 등 문화강좌 시간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한다.

상담직원 전민영씨는 “우리 업무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연령대의 고객이 어떠한 문의를 한다해도 일차적인 상담은 저희가 꼭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항상 업무지식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하고, 업무지식 외 친절한 마인드 형성과 음성을 가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는 건강 보험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끔 지사담담장자들이 고객센터를 방문하거나 통화를 할 때면 “상담사들이 정말 대단한 거 같다. 상담사들이 전 분야를 다 알아야 하는데 정말 능숙하게 상담하는 상담사들이 있어 너무 고맙다”고 말할 때 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

콜센터 상담사들은 기존 건강보험 상담 외에 일주일에 2-3회 정도 독거노인분들과 전화통화를 하며 안부도 묻고, 건강도 챙기고, 외롭지 않게 전화를 하는 ‘드림콜’이라는 상담전화도 진행한다. 상담직원이 전화하기만 기다리는 어르신들도 많다.

상담직원 손송이씨는 “내가 처자 때문에 말을 하고 웃는다고 말씀하시기도 하고, 언제 전화줄건지 물어 보시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어르신들에게 자주 전화를 드려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한다.

“고객님들의 소중한 정보가 잘못 악용되어 부당한 불법 대출 등으로 금전적, 정신적 피해를 보는 사례들이 빈번히 발생하는 만큼 이를 예방하고자 개인 정보를 요구하고, 또한 저희는 확인에 확인을 거쳐 오발급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조금은 번거롭고 귀찮을 수 있지만, 고객분들의 소중한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 만큼 저희 상담사들의 질문에 정확히 확인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또한 욕설이나 입에 담지 못할, 정신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는 음담패설 등 악언을 삼가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모든 상담직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지역본부 고객센터는 낙동강이 붉게 물드는 저녁놀이 지을 때 쯤, 하루를 마무리한다. 또 다른 내일, 그리고 국민건강 증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원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고객센터의 하루는 마감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고객센터에는 204명의 상담직원 1인 평균 90여건의 민원상담 전화를 받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고객센터는>

건강보험고객센터는 본부센터를 비롯한 7개 센터로 구성되어 12개 협력사에 1371명의 인력이 근무하는 공공기관 콜센터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ARS를 운영하는 305개 기관을 대상으로 평가하는 ‘ARS 서비스 운영현황 조사’ 결과, 2010-2011년 연속 최고등급인 ‘매우 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부산고객센터는 2008년 4월 개소해 2대 협력사가 상담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부산 1센터는 ㈜이케이맨파워로 본사가 서울이며, 부산2센터는 ㈜부일정보링크가 본사가 부산이다. 인력은 총 102명씩 204명으로 구성되었고, 이중 상담사는 180명, 24명은 관리자로 구성되어 있다.
상담사의 평균연령은 34세, 여성이 94%, 미혼 70%, 근무경력은 평균 30개월, 부산센터 이직률은 월평균 2.45%로 전국 3.24%보다 낫다.

이 곳 부산센터는 개소이래 1천8백여만건의 전화 상담을 실시하였고 연간 4백만건(1일 평균 1만 7천건, 1인 1일 평균 90여건)의 전화민원을 처리하며, 전화민원뿐만 아니라 인터넷, 팩스, 이메일을 통한 질 높은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공단의 고객센터 종합평가에서 부산 고객센터가 1위를 하여, 전화상담 품질이 전국 6개 고객센터 중 최상위를 기록했고, 고객센터의 이미지와 서비스가 공단의 이미지와 서비스 수준을 결정한다라는 인식하에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잘 이해하여 최상의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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