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식기자 |
2015.06.16 16:40:55
▲KT는 15일 기가LTE를 세계최초로 상용화했다고 밝혔다(사진: 연합뉴스)
‘기가LTE’는 LTE 서비스와 와이파이 전송망을 하나로 묶어 데이터 다운로드·업로드 속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기술이다.
KT는 15일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기가LTE 서비스 시연회를 열고, 기존 LTE보다 15배, 3밴드 LTE-A보다 4배 빠른 최대 1.17Gbps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기가LTE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KT의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의 ‘세계최초 상용화’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날 각각 보도자료를 통해 “KT와 마찬가지로 LTE와 와이파이가 결합돼 최대 1.17Gbps의 속도를 내는 동일한 방식의 기술 개발을 일찌감치 완료했으며, 갤럭시S6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기기 업데이트에 관한 협의를 거쳐 이달 중 해당 기술을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즉, KT가 기가 LTE 기술을 가장 먼저 상용화할 수 있던 것은 삼성전자와 갤럭시S6 펌웨어 업데이트와 관련한 협상을 가장 먼저 마무리지었기 때문이지, 해당 기술을 독보적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는 주장인 셈이다.
실제로 KT의 기가LTE 서비스는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 단말기 보유자만이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할 수 있으며, KT는 두 단말기 보유자 중에서도 데이터 선택 요금제 599·699·999 등 특정 요금제를 사용하는 사람에 한해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가LTE는 이통3사 모두가 준비해온 것으로 제조사 단말 업그레이드와 동시에 서비스가 이용 가능한 것일 뿐”이라며 “우리도 갤럭시S6 단말 업그레이드와 관련해 제조사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보도자료를 통해 “3밴드 LTE-A와 와이파이를 묶어 최대 1.17G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낼 수 있는 ‘기가 멀티패스(Giga Multi-Path)’ 기술을 이달 중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작업이 끝나는대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양사의 발표는 KT의 세계최초 상용화 주장은 삼성전자의 단말 업그레이드 작업이 가장 먼저 마무리됨에 따른 ‘시간차 세계 최초’라며 폄하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KT측도 기가LTE 시연회에서 “기가 LTE 상용화의 관건이 단말기 제조사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달려있는 측면이 있는데,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말을 붙일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내비쳤다.
KT 네트워크부문장 오성목 부사장은 “KT는 현재 20만 개에 달하는 LTE 기지국과 14만 개의 기가 와이파이를 비롯해 국내 최다인 30만 개의 와이파이로 국내 통신사 중 가장 넓은 기가 LTE 커버리지를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앱에서 기가LTE 구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쟁사와 차별화된 기가LTE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답변했는데, 이는 세계 최초의 상용화보다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강조한 것으로 인식됐다.
업계에서는 지난해말 ‘3밴드 LTE-A’의 세계최초 상용화를 놓고 벌어졌던 이통3사의 신경전이 또다시 벌어진 것에 대해 “신기술을 누가 조금이라도 빨리 상용화하느냐에 따라 브랜드 이미지와 점유율이 영향받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SK텔레콤은 ‘3밴드 LTE-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고 발표하고, 올초부터 광고를 내보냈지만, KT는 “정식 출시되지 않은 시험용 단말기로 100명의 고객체험단에 서비스하는 것을 상용화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발하며 서울중앙지법에 광고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이 신청이 받아들여지자 KT는 지난 3월 “SK텔레콤이 3밴드 LTE-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는 허위 광고를 해 영업상 손실을 입었다”며 SK텔레콤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