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식기자 |
2015.06.22 14:57:07
▲국내 출시된 4종의 스틱PC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인텔 컴퓨트스틱, 대우루컴즈 미니스틱PC, 웨이코스 씽크 S 미니, 미고패드 T01(사진: 각사 홈페이지)
인텔 컴퓨트스틱 등 다양한 스틱PC 국내 상륙
베이트레일 아톰 프로세서 등 사양 ‘대동소이’
전원 문제 해결한 중국기업 신제품들 ‘눈길’
올해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5’에 공개되어 화제를 모았던 인텔의 ‘컴퓨트스틱(Compute Stick)’이 지난 2일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됐다.
이미 그에 앞선 지난달 6일 대우루컴즈가 비슷한 사양의 ‘미니스틱PC’를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했고, 웨이코스의 ‘씽크 S 미니’도 이달 11일 출시됐다.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미고패드(Meegopad) T01’이 출시되면서 불기 시작한 스틱PC 열풍이 미국을 거쳐 드디어 한국에 상륙한 것.
현재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스틱PC는 앞서 열거한 인텔 컴퓨트스틱, 대우루컴즈 미니스틱PC, 웨이코스 씽크 S 미니, 미고패드 T01 등 4종이다.
이 제품들은 모두 인텔의 아톰 베이트레일 쿼드코어 프로세서 Z3735F 칩셋에 2GB의 DDR3 메모리, 32GB의 eMMC 메모리, 마이크로SD 슬롯, 와이파이, 블루투스, HDMI, USB전원 등 비슷한 사양을 가졌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8.1을 운영체제로 탑재했다.
가격은 인텔 컴퓨트스틱만 19만원대고, 나머지 제품들은 14~15만원대 수준이다.
구글의 크롬캐스트, CJ의 티빙스틱 등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채택한 스마트TV스틱 제품들의 5~10만원대 가격보다는 비싸지만, 작은 크기의 스틱에 보급형 사양의 PC 한 대가 들어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럭저럭 수긍 가능한 가격대다.
게다가 대부분의 제품 패키지에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가 사은품 형식으로 포함되어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래서인지 대우루컴즈의 미니스틱PC 1차 판매분이 출시 당일에만 1000대 전량 판매되는 등 시장 반응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좀더 지켜봐야한다” “아직 단점이 많다” 등 신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인텔 컴퓨트스틱 패키지 구성물. 본체와 HDMI 케이블, USB 케이블, 전원 어댑터 등으로 구성됐다(사진: 인텔)
가장 크게 드러난 문제점은 ‘발열’이다. 저전력·저발열의 아톰 칩셋을 채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작은 공간에 과도하게 밀집된 부품들이 내뿜는 발열은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열을 식혀주는 냉각용 ‘팬(Fan)’이 있다면 발열 문제가 조금 해소되겠지만, 애초에 스틱PC는 ‘팬이 없는(Fanless)’ 구조로 설계됐다.
인텔의 컴퓨트스틱은 소형 팬을 내장해 발열을 잡고 있지만, 대신 소음이 발생한다. 소음이 없다는 것이 스틱PC의 중요한 장점 중 하나라는 것을 생각하면, 여러모로 풀기 어려운 딜레마다.
전원도 부족하다. 기본적으로는 모니터·TV의 USB 단자를 통해 전원을 공급받는 구조인데, 스틱PC 본체만 사용할 때는 무리가 없지만, 별도의 외장 하드디스크, 키보드, 마우스 등 다양한 USB 장치를 연결할 경우에는 전원이 부족해진다. 이럴 때는 별도의 전원을 연결한 ‘USB 허브’를 활용하는 게 좋다.
성능도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기본적인 웹 서핑과 풀HD 동영상 감상에는 무리가 없지만, 일반적인 업무용 PC처럼 장시간 사용하거나, 여러 프로그램을 열어놓고 멀티태스킹을 한다거나 하면 금새 메모리 부족 경고가 나타나거나 속도가 느려진다. 발열로 인한 다운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보조배터리 기능도 제공하는 아이놀 미니PC(사진: 아이놀)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스틱PC의 원조’ 중국기업들이 나섰다.
가장 먼저 소개할 제품은 보조배터리와 스틱PC를 결합한 ‘아이놀(Ainol) 미니PC’다. 스틱PC의 부족한 전원과 그로 인한 성능 저하, 자료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이 제품은 7000mA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겉보기에는 크기도 모양도 흔한 스마트폰용 보조배터리와 별 차이없어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HDMI 단자와 3개의 USB 단자, 마이크로SD 슬롯 등 스틱PC의 요소들이 빠짐없이 들어가 있다.
보조배터리 역할도 겸하다보니 사이즈가 커졌지만, 대신 안정적인 전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고, 평상시 스마트폰 등을 충전할 수도 있어 여러모로 유용한 제품이다.
▲전원 어댑터 모양의 콴타 컴퓨트 플러그(사진: 콴타)
전원 어댑터를 닯은 초소형 PC ‘콴타 컴퓨트 플러그(Quanta Compute Plug)’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전원 문제 해결을 모색한 제품이다.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규모의 ICT 전시회 ‘컴퓨텍스 2015’에 전시되어 화제를 모았다.
사실 그간의 스틱PC들은 모니터·TV의 USB 단자만으로는 안정적인 전원을 제공받기 어렵다는 문제점 때문에 별도의 USB용 전원 어댑터를 제품 패키지에 포함시켜 왔다. 콴타 컴퓨트 플러그는 이렇게 배(스틱PC 본체)보다 배꼽(전원 어댑터)이 더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예 두 기기를 합쳐버린 것.
AC어댑터에 스틱PC를 결합하여 전원 콘센트로부터 전원을 제공받기에 USB 단자에 의존하는 타 스틱PC들과 달리 전원 부족 문제가 전혀 없다. 대신 HDMI 케이블을 이용해 모니터·TV와 연결해야 하는 거추장스러움은 있다.
가장 큰 강점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차기 운영체제 윈도 10에 추가되는 ‘코타나’를 통해 음성 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한편, 두 제품 이외에도 여러 중국 IT기업들이 다양한 실험정신으로 독특하면서도 차별성있는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어 당분간 PC 소형화 경쟁은 이들에 의해 주도될 전망이다.
(CNB=정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