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을 포함한 전국 교육감들은 공동 명의의 성명에서 정부가 이번 9월 말에 2015 개정 교육과정을 고시할 예정이라며 초·중등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감으로서 졸속적인 교육과정 개정으로 교육 현장이 혼란에 휩싸이고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는 것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성명서를 배포했다.
성명에서 2011년 개정된 교육과정의 적용마저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지금 정부가 또다시 교육과정 개정을 충분한 논의도 없이 조급히 밀어붙이고 있다며 교사들은 바뀐 교육과정에 적응만 하다가 시간을 다 보내고 학생들은 잦은 교육과정 개정으로 교육내용 중복과 학습 결손을 동시에 겪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성명은 학생들의 학습량 적정화와 인문·사회·과학 기술에 대한 기초 소양 함양 등 정부가 말하는 교육과정 개정의 취지를 충분히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시간에 쫓기지 않는 보다 깊고 넓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교육과정 개정에 포함되어 있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은 국민의 역사관을 국가가 통제하겠다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안전한 생활 교과와 소프트웨어 교육의 신설은 사회적 문제에 대한 대증요법을 교육과정에 반영한 것으로 교육과정에 대한 깊은 철학이나 장기적인 안목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육감 명의의 성명에서 정부의 일방적이고도 근시안적인 2015 개정 교육과정 고시의 중단을 요청하고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교육과정 논의를 위한 교육전문가 연구단을 구성하고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여 교육의 백년지계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이를 위해 전국교육감들은 교육과정 개정을 위한 논의기구에 적극 참여할 것도 명확히 밝혔다.
(CNB=이병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