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15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항공방산전시회 ‘Paris Airshow(파리에어쇼)’에 LIG넥스원이 부스로 참가한 모습. (사진제공=LIG넥스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혀온 LIG넥스원이 순수 방산업체로는 최초로 주식시장에 입성한다.
LIG넥스원 상장과 관련해 대표 주간사를 맡고 있는 NH투자증권과 공동 주간사를 맡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22일부터 23일 사이에 이 회사의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후 다음달 2일경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LIG넥스원 이효구 대표이사는 18일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상장을 계기로 중동, 중남미 국가 등으로 수출 지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2020년에는 세계 30위의 글로벌 방위산업체로 도약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LIG넥스원은 한화테크윈, KAI(한국항공우주산업)에 이은 국내 방산업계 3위 업체이며, 순수 방산업체로는 국내 1위다.
1998년 설립되어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육·해·공 전분야의 무기체계에 대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첨단 정밀전자 기술을 기반으로 정밀유도, 감시정찰, 지휘통신 무기 등을 개발· 생산하며, 특히 표적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대전차, 유도폭탄, 유도로켓 등 정밀유도무기가 주력이다.
국내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해온 LIG넥스원은 최근 수출 확대에 회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군수산업 전시회에 빠짐없이 참가한 끝에 국내 최초로 중남미와 동남아시아 지역에 첨단 정밀유도 무기를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단기적으로는 중동 내 거점 사무소 및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 중이며, 중장기적으로는 남미 지역에 함정용 전투체계를 수출하는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이번 상장도 크게 보면 ‘글로벌 방산업체’로 성장하기 위한 ‘총알 장전’이 주된 목적이다.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가 “이번 공모를 통해 신규 유입되는 자금은 수출을 위한 연구개발 장비 마련과 공장 증설 등에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한 것도 그 이유다.

▲LIG넥스원이 지난 2월 22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개막된 국제 방위산업전시회 'IDEX 2015'에 참가, UAE 군 관계자를 비롯한 중동지역 국가 군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정밀유도무기 등 최첨단 무기체계와 세계적 수준의 R&D 기술 역량을 알리고 있다. (사진제공=LIG넥스원)
LIG넥스원의 공모 주식수는 690만주로, 공모 예정가는 주당 6만6천~7만6천원 사이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총 공모액도 4554억~5244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최근 3년간 20%에 가까운 매출 성장세를 지속해왔으며, 지난해에는 매출액 1조 4001억 원, 당기순이익 517억 원의 실적을 내고 있어, 재무제표만 보면 상장은 순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우선 방위산업 자체의 업황이 그리 좋지 않다. 대표적 방산업체들인 현대로템,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 등은 지난해 순손실을 기록했다. 타 방산업체들과 달리 ‘공격형 무기체계’에 특화된 LIG넥스원의 특수성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방산비리에 연루된 것도 문제다.
지난달 25일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은 국산 보병용 중거리 대전차 미사일 ‘현궁’의 시제품 납품과 관련해 비리 정황이 포착됐다며 이 회사와 국방과학연구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수사를 받던 LIG넥스원 연구원 김모(43)씨가 14일 오전 2시 45분경 경기도 오산시의 자택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하는 일도 있었다.
원래 9월로 예정됐던 상장이 다음달로 연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업계에서는 LIG넥스원의 상장 흥행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 LIG넥스원 관계자는 CNB와 통화에서 “지난해부터 1년간 상장을 잘 준비해왔는데, 막판에 수사가 변수로 등장했다”며 “시장에서는 상장에 영향을 미치거나 기업가치를 떨어뜨릴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CNB=정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