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계열사 사옥이 밀집한 서울 서초구 지역. (사진=연합뉴스)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30대 그룹의 지난 해 부가가치 총액이 207조원으로 전년보다 0.6%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은 3.3%의 증가율을 기록했는데, GDP의 15%를 차지하는 30대 그룹은 오히려 역성장으로 GDP 증가율을 내려앉힌 꼴이 됐다.
21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0대 그룹 계열사 293곳의 지난해 부가가치 창출액을 전수 조사한 결과 총 207조 6359억 원으로 전년 대비 0.6%(1조 2898억 원)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GDP는 1426조 5403억 원으로 3.3%(45조 7077억 원) 증가했다.
30대 그룹의 부가가치 총액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1%에서 14.6%로 0.5%포인트나 떨어졌으며, 10대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도 12.7%에서 12.1%로, 4대 그룹 비중도 10.3%에서 10.1%로 각각 낮아졌다.
부가가치 총액은 경제주체인 가계, 기업, 정부가 매 단계 생산한 부가가치의 합계액으로 경상이익, 인건비, 순금융비용, 임차료, 세금공과금, 상각비 등 6개 항목을 합쳐서 계산한다.
30대 그룹 중 상위 10대 그룹의 부가가치 총액 감소율이 두드러졌다.
상위 10대 그룹의 부가가치 총액은 173조 1570억 원으로 0.9%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1조 5916억이나 줄어 30대 그룹 전체 감소액(1조 2898억 원)보다 많았다.
삼성,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한진 등 5개 그룹의 부가가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삼성의 부가가치 총액은 67조 9163억 원으로 2013년보다 3조 9927억 원(5.6%) 감소했다. 현대중공업도 2조 6682억 원(65.7%)이나 줄었고 GS 4267억 원(11.0%), 포스코 2256억 원(2.8%), 한진 1239억 원(2.9%) 각각 감소했다. 이들 5개 그룹에서 총 7조 4371억원의 부가가치가 줄어든 셈.
10대 그룹 밖에서는 동부가 가장 많은 1조 4187억 원(94.3%)이 감소했다. 동부는 지난해 구조조정 여파로 계열사가 대거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대림과 S-OIL은 각각 7096억 원(60.1%), 6453억 원(65.6%) 줄었다. 또 동국제강(1818억 원, 29.7%), 영풍(1022억 원, 8.3%), KT(898억 원, 1.2%), LS(898억 원, 5.8%), 대우조선해양(805억 원, 4.5%) 등 13개 그룹의 부가가치도 감소했다.
반면 늘어난 기업도 있었다.
SK는 2조 4089억 원 늘렸고 현대차 1조 7316억 원, LG 9269억 원, 롯데 4637억 원, 한화 3144억 원 등 주요 5개 그룹에서 총 5조 8455억 원의 부가가치를 늘려 감소율을 방어했다.
이밖에 대우건설(1조 651억 원)이 1조원 이상 늘렸고 금호아시아나(5408억 원), 미래에셋(4612억 원), CJ(4536억 원) 등에서도 4000억 원 이상 늘어났다.
효성(3278억 원), KCC(2661억 원), 현대(1955억 원), 신세계(1492억 원), 두산(998억 원), OCI(320억 원), 현대백화점(283억 원) 등 16개 그룹도 부가가치가 늘어난 기업으로 집계됐다.
그룹별 비중을 보면 삼성그룹의 부가가치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8%로 가장 높았고, 현대차(2.4%), LG(1.5%), SK(1.4%)가 1% 이상으로 나타났다. 롯데(0.6%), 포스코·KT(0.5%), 한진·한화·CJ(0.3%), GS·두산·신세계(0.2%) 등은 1% 미만으로 상위 4개 그룹과 비교적 큰 차이를 보였다.
기업별로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부가가치가 38조 4967억 원으로 전년 대비 6조 3612억 원(14.2%)이나 줄었다. 삼성전자 단독으로 GDP를 0.45%나 끌어내린 셈.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현대중공업도 1조 7979억 원(65.5%) 줄었고 동부제철(1조 5235억 원, 500.8%), GS칼텍스(1조 2289억 원, 70.0%)도 1조원 이상 감소했다.
반면 부가가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SK하이닉스로 2조 409억원(28.3%) 증가했으며, 삼성생명(1조 5093억 원, 141.3%), 현대제철(1조 3998억 원, 62.0%), 대우건설(1조 651억 원, 342.6%), GS건설(1조 539억 원) 등 5곳도 부가가치를 1조원 이상 늘린 기업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