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전국 30개 장외발매소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전환한지 올해로 2년, 미래형 장외발매소의 모델로 렛츠런CCC(문화공감센터) 용산을 개장한지 300일이 되어간다. 과거 부정적인 이미지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던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장외발매소의 상생 현황을 되짚어본다.
천덕꾸러기 취급 기피시설에서 지역 상생형 렛츠런문화공감센터로 새롭게 론치
과거 화상경마장이라 불리며 기피시설로 인식되어 왔던 장외발매소는 마권발매기능에만 충실했다. 그러나 최근 한국마사회는 대대적인 경마 혁신을 위해 장외발매소부터 바꿨다.
지정좌석제를 도입해 쾌적한 환경을 만들고 더 나아가 지역과의 상생을 목표로 복합문화공감센터로 변신시킨 것. 경마가 시행되지 않는 주중에 문화강좌를 개설, 동아리 활동, 공부방 등 문화 체험과 소통의 장소로 활용하도록 했다.
그 결과 2014년 누적 이용객만 5만 8천 명, 올해 역시 한 학기 평균 1만 8000여 명(2015년 10월 기준 누적 6만8000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
렛츠런CCC(문화공감센터)의 성공비결은 지역 특성에 맞춘 맞춤화다. 지역민의 수요에 맞춰어 학기마다 강좌가 새롭게 편성된다. 유아교육 수요가 높은 곳에서는 영유아 강좌가 실버교육의 수요가 많은 곳에서는 노래교실과 같은 강좌들이 운영된다.
▲(사진=한국마사회)
용산 역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과거의 용산 장외발매소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시설과 서비스는 물론 다양한 무료 교육강좌 프로그램을 말 그대로 획기적인 변신으로 평가했다.
강좌에 대한 호응은 뜨겁다. 올해 1월 개장 이후 11월까지 누적 이용객이 1만 7600명에 달한다. 지역에 꼭 필요한 복합문화센터로서의 기능을 위해 파워워킹, 요가, 탁구, 한국무용, 탭댄스, 진도북춤, 승마, 한문, 영어, 플로리스트, 노래교실, 노인 대학, 걷기교실 등 20여 개의 강좌가 운영되며 학기당 평균 천 명이 넘는 수강생이 이용하고 있다.
용산에서 문화강좌를 수강중인 최모씨(59세)는 “다른 곳에서는 보통 한 달에 몇 십만 원을 내야 하는데 이곳에서는 무료로 전문 강사가 세심하게 가르쳐 주기 때문에 매우 만족한다며 이전에는 도박 시설이라는 선입견이 있어 찾지 않았는데 막상 와보니 시설도 좋고 깨끗해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아주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강북에서 딸과 함께 키즈 음악줄넘기 수업을 수강했던 김모씨는 “학교 수행평가 때문에 학원을 보내야 할지 걱정하다 음악줄넘기 강좌가 있다는 걸 알고 다니게 되었다며 깔끔한 강의실 환경과 재미있는 강사진과 함께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아이를 보면 흐뭇하다”고 강좌에 대한 만족을 표했다.
영유아강좌는 육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의정부에서 트니트니 유아교실을 이용하는 이모씨 역시 “아이가 즐거워 하니 좋고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다양하고 좋은 프로그램을 저렴하게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장외발매소의 복합문화공간화는 해외의 변화 추세와도 맥을 같이한다. 실제 일본은 극장식, 공원형 등 다양한 형태와 규모의 도심형 장외발매소를 도입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뉴욕의 장외발매소는 레스토랑과 장외발매소가 융합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세계에서 경마 시행체가 가장 많은 호주 역시 스포츠 레저시설이 복합된 형태로 도심 장외발매소가 운영되고 있다.
부족한 자치구 문화복지 시설 지원으로 지역민과의 상생 도모
실제 서울 25개구에 있는 복지시설 중 여가와 관련된 노인복지시설과 종합사회복지관 분포를 보면 대부분 장년 중심의 시설로 편성되어 있어 다양한 연령이 이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대다수의 자치구에서 적게는 1곳, 많아야 3곳의 종합사회복지관을 보유하고 있는데 한국마사회는 장외발매소를 과감하게 문화공감센터로 변모해 부족한 여가문화 인프라 지원을 통해 지역과의 상생을 도모했다.
현재 전국 30개 렛츠런CCC(장외발매소)에서 10~30여개의 문화강좌를 운영하고 있으며 학기당 1만 8000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 .
특히 대전의 경우 학기당 1000명이 넘는 지역주민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아동 미술 수업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김 모씨는 “주변이 교통나 도로 시설 등으로 아이가 학원이나 문화센터를 다닐만한 환경이 못 되어 불편했다. 마침 대전 렛츠런CCC에서 아동강좌를 개설해서 이용하는데 가까운 주민에게는 편리한 시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녀가 아동 k-pop 댄스를 수강하는 김 모씨 역시 “저렴한 가격으로 강좌를 수강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게 만족하는 부분이라며 이 지역에 문화강좌를 들을 수 있는 곳이 없어 더욱 다양한 유아강좌나 초등학생 강좌를 개설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년층 심리적 행복감 제공,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 기능까지
실제 렛츠런CCC 인천 남구지사에서 숭실대 평생교육학과 전주성 교수와 공동 연구한 결과를 보면 렛츠런CCC 문화 센터에서 평생교육에 참여했던 노년층에 있어 참여하는 과목에 대해 만족도가 높고 학습에 대한 몰입이 강할수록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어 노년인구 삶의 질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
전국 렛츠런CCC가 문화강좌를 통해 지역사회에 순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렛츠런CCC는 자치구 재정에도 직간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서울시 자치구에 납부한 세금 총액만 1400억 원에 달하며 렛츠런CCC 운영을 통해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 하고 있다.
전국 30개소에서 5600명의 일자리를 만들어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한 몫을 하고 있으며 경마, 경비, 미화 인력 외에도 노년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가적으로 236명의 실버 PA 채용해 일자리 소외계층을 지원하고 있다.
(CNB=이병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