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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명동 증권가, 여의도에 뺏긴 옛 명성 찾을까

하나둘씩 명동 컴백, ‘왕년의 그날’ 다시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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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16.06.06 08:54:49

▲서울 여의도에 본점을 두고 있는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는 미래에셋증권 본사가 있는 서울 중구 수하동 센터원빌딩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왼쪽부터) 미래에셋대우 여의도 사옥, 미래에셋센터원빌딩. (사진=이성호 기자)

명동 증권가가 최근 증권업계 잇단 대형 인수합병과 함께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KB그룹이 현대증권을 품에 안았고 미래에셋그룹에 편입된 대우증권은 ‘미래에셋대우’로 간판을 바꿨다. 

이처럼 증권업계 지각판도가 크게 바뀌면서 여의도를 떠나 명동 진출을 노리는 증권사들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과거 금융 중심지였던 명동이 여의도에 뺏긴 옛 명성을 다시 회복할까. CNB가 명동과 여의도로 나가 분위기를 살폈다. (CNB=이성호 기자)

‘옛 대우증권’ 34년 만의 명동 귀환
대신증권 명동 신사옥 완공 눈 앞
앞 다퉈 명동 컴백…화려한 그날 오나

먼저 여의도에 본점을 두고 있는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는 미래에셋증권 본사가 있는 서울 중구 수하동 센터원빌딩으로 자리를 옮긴다. 센터원빌딩은 명동 번화가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CNB에 “오는 11월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과의 합병을 앞두고 현재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있다”며 “개편이 끝난 부서부터 순차적으로 미래에셋센터원빌딩으로 입주할 예정이며, 11월 전에는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동에 들어서 있는 증권사 지점 간판들. (사진=이성호 기자)

빈 건물로 남게 되는 여의도 미래에셋대우 사옥과 관련해서는 “경기도 과천, 서울 상암동과 여의도 등에 분산돼 있는 IT전산센터를 이곳(여의도 사옥)으로 옮기거나 아니면 임대를 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강남 신사동과 여의도를 거쳐 2011년 10월 지금의 수하동 센터원빌딩에 터를 잡았다.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1월 합병을 마무리해 통합 ‘미래에셋대우’로 재탄생할 계획이다. 자기자본 약 5조9000억원(단순합산 기준 약 7조8000억원), 고객자산이 약 210조원에 달하는 국내 1위 초대형 증권사가 명동 부근에 둥지를 틀게 되는 것이다.

또한 대우증권으로서는 사실상 고향으로 돌아간 셈이다. 

1970년 옛 동양증권에서 태동한 대우증권은 당시 명동2가 한송빌딩에 자리를 잡고 있다가 1982년 9월 현재의 여의도 본사 사옥으로 이전했다. 2001년 3월 대우그룹 사태로 인해 사옥을 매각하기도 했으나 2008년 8월 다시 되찾았다.

▲(왼쪽부터) 여의도에 소재한 대신증권 본점 앞 황소상. 명동 옛 중앙극장 터에 건설중인 대신증권 신사옥. (사진=이성호 기자)

대우증권이 명동을 떠난 뒤, 1985년 대신·동서·한양·신영·대유증권, 1988년 럭키증권 등 8개사가 명동에서 여의도로 각각 이전 하면서 현재의 ‘여의도 증권가’를 형성했다. 증권맨들을 지칭하는 ‘여의도 넥타이 부대’라는 말도 이때 생겨났다. 

이제 대우증권은 ‘미래에셋대우’라는 이름으로 명동 복귀 준비가 한창이다. 30여년 만에 다시 명동으로 복귀하는 것은 미래에셋대우만이 아니다. 

대신증권도 돌아갈 채비를 차렸다. 대신증권은 여의도 본사 사옥을 2013년 12월 신영증권에 팔고 지금까지 이 건물을 임대해서 사용해 왔다. 집주인이 전세입자로 바뀐 것이다.

대신증권은 전세입자의 설움을 털어내고 명동 옛 중앙극장 자리(중구 저동1가)에 지상 25층 지하 7층 규모의 신사옥을 짓고 있다. 대신증권 뿐 아니라 대신자산운용, 저축은행 등 강남, 을지로 등에 흩어져 있는 금융계열사들도 명동 신사옥에 모일 예정이다.  

▲1960년대 명동 거리 모습.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e영상역사관)

대신증권 관계자는 “올해 말 이전할 계획이며 여의도 본점 앞에 설치된 황소상도 같이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증권 황소상은 1994년 김행신 전남대 교수가 만든 것으로 양재봉 대신증권 창업자가 증시 활황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세웠다. ‘대박’을 꿈꾸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여의도의 명물이다. 

현재 대신증권 명동 신사옥은 오는 10월 완공 예정으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앞서 유안타증권(옛 동양증권)은 지난 2004년 여의도 본사 건물을 매각하고 현재의 중구 을지로 사옥(유안타증권빌딩)에 뿌리를 내렸다. 유안타증권빌딩은 대신증권 신사옥은 물론 미래에셋센터원과 지척 간이다.

이외에도 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부분 주요 증권사들이 명동에 지점을 두고 있다.  
 
한국금융의 중심…‘돈세탁’ 오명도
 

▲서울 을지로 유안타증권빌딩 전경. (사진=이성호 기자)

이처럼 과거 ‘금융 중심가’로 불렸던 명동에 주요 증권사들이 모여들면서, 이곳이 옛 명성을 회복할지 주목된다. 

명동이 대규모 상업지구로 바뀐 것은 일제강점기 일본인 거주지가 들어서면서부터다. 50년대 후반부터 중소규모의 상업건물이 들어서면서 지금의 골격을 유지하게 됐고, 70~80년대에는 ‘한국의 월스트리트’라고 불리며 한국경제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달러 장사, 사채까지 활개 치면서 명동 금융가는 ‘돈세탁의 본산’이라는 오명이 씌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화려한 명성’은 오래가지 못했다. 1970∼1980년대 정부의 여의도 개발 계획에 따라 1979년 여의도 증권거래소 건물이 완공된 것을 시작으로 여러 증권사들이 하나둘씩 명동에서 여의도로 이전했고 ‘증권가’ 타이틀도 자연스레 여의도로 넘어갔다.

이후 30여 년의 세월이 흘렀고, 최근 증권업계 대형 인수합병이 성사되면서 매머드급 증권사들이 다시 명동에 둥지를 틀고 있는 것이다. 

한편, 명동·을지로 부근에 있었던 삼성증권은 2009년 태평로 삼성본관으로 이전했고 올해 안에 삼성 서초사옥으로 옮길 예정으로 알려졌다.

각 증권사 지점이 입주해 있는 명동의 한 건물 관계자는 “인근에 대신증권 신사옥이 지어지고 있는 등 증권사들의 명동 러시가 다시 진행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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