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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5월이 봄이야 여름이야? 무더위에 울고 웃는 기업들

‘계절의 여왕’ 옛말…여름상품 춘추전국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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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유림기자 |  2017.05.27 08:19:26

▲초여름 더위가 찾아온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도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봄이 실종되고 폭염이 찾아오면서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찍 찾아온 더위에 여름 특수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함박웃음을 짓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야외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CNB가 기업들의 두 얼굴을 살폈다. (CNB=김유림 기자)

매년 빨라지는 여름, 품목별 ‘희비’ 
에어컨 판매 2배 급증 ‘즐거운 비명’
식품업계, 때이른 보양식 할인경쟁  

5월이 ‘계절의 여왕’이란 말이 무색하다. 지난 3일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섭씨 30.2도를 기록하며 5월 상순 기온으로는 85년 만에 가장 높았던 것을 시작으로, 19일에는 경북·경남 지역에 올해 첫 폭염특보가 발령됐다. 관측 사상 가장 빠른 폭염특보다. 

이른 더위에 유통가는 벌써부터 여름 특수효과를 누리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에어컨 대란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7월에 판매하려고 생산했던 물량까지 모두 동이 났다고 한다. 

▲5월부터 무더위 조짐이 보이자 서울 용산구의 한 대형전자상가가 냉방기기를 예년보다 빨리 진열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달 들어 지난 23일까지 신세계 이마트의 에어컨 매출은 21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1억원보다 무려 2배 이상 급증했다. 이 기간에 맥주 매출(158억원)도 작년 대비 35.4% 증가했지만 에어컨의 폭발적인 성장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롯데하이마트 역시 에어컨과 선풍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갑절로 뛰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에어컨 생산량은 지난해에 비해 50% 가량 늘었다. 양사의 에어컨 생산라인은 3월 중순부터 주말까지 풀 가동 중이다. 2015년은 5월 중순부터, 지난해는 4월 말부터, 올해는 이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 24시간 공장이 운영되고 있다. 

더위에 지친 기력을 회복해주는 보양식의 구매도 부쩍 늘었다. 지난 1∼11일 롯데마트의 ‘백숙용 닭’ 매출은 지난해 보다 22.3% 증가했고, 백숙용 오리는 26.3%, 낙지는 23.7%, 장어는 81.7% 늘었다. 이에 롯데마트는 당초 계획보다 이른 시기인 지난 17일부터 전 점포에서 보양식 관련 먹거리 특별전을 열었다.

이마트는 이번달 31일까지 완도산 전복, 국내산 생(生) 민물장어를 할인 판매하는 보양식 대전을 연다. 지난해 7월부터 초복 맞이 할인 행사를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엔 동일한 행사를 두달 가량 앞당긴 것이다.

▲때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편의점의 얼음컵과 냉음료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사진=연합뉴스)


편의점 업계는 컵얼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하절기 제품으로 매대를 새로 꾸리느라 분주하다. 

GS리테일의 GS25는 페트형 소주와 컵얼음을 찾는 고객이 급증하면서 일부 품목은 발주 정지 사태를 빚기도 했다. 지난 18일부터 640㎖ 페트 소주는 재공급이 이뤄지고 있지만, 500㎖ 페트 소주는 현재까지도 발주가 중단된 상태다. BGF리테일의 CU 역시 1일부터 7일까지 얼음 매출이 전주 대비 45%, 전월 대비 237%, 전년 대비 80.1% 상승했다. 아이스커피 매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달 1~21일 GS25에서 판매하고 있는 카페25의 아이스커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85%나 급증했다. 

식품업계는 시즌 상품인 비빔라면과 냉면 출시를 앞당기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비빔라면 1위 팔도는 지난 3월 여름 스페셜 한정판으로 팔도 ‘초계비빔면’을 출시, 같은 달 오뚜기는 함흥냉면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함흥비빔면’을 새롭게 선보였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한정판으로 판매했던 ‘쿨불닭볶음면’을 ‘쿨불닭비빔면’으로 이름을 바꿔 올해 정식 상품으로 내놨다. 라면업계 1위 농심은 여름 신제품은 없지만 ‘찰비빔면’과 ‘메밀소바’ 등 기존의 다양한 계절제품으로 소비자를 공략할 계획이다. 

▲라면업계 1위 농심의 여름 계절 제품. (사진=농심)


CJ제일제당은 동치미 물냉면과 함흥 비빔냉면, 제일제면소 등 여름 계절면 제품을 리뉴얼해 내놨다. 범LG가 식품회사 아워홈은 지난 여름 인기몰이를 했던 김치말이 국수·물냉면 2종을 업그레이드 하는 한편 신제품 김치말이 비빔국수를 새로 선보였다. 

뷰티업계도 호황이다. 특히 최근 남성 관련 여름 제품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무덥고 습한 날씨 속에서도 깔끔한 인상을 주기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그루밍족(패션과 미용에 관심이 많은 남성)이 무서운 기세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고 있는 올리브영에 따르면 무성한 다리 털을 정리해주는 ‘매너남 다리숱 정리 면도기’와 가슴에 붙이는 ‘매너남 니플 밴드’의 최근 한 달 간 판매량(4월20일~5월20일)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가량 상승했다. 또한 자외선 차단과 피부결 보정을 동시에 해주는 남성 전용 쿠션 팩트와 선 메이크업 제품들도 본격적인 여름 시즌을 앞두고 50% 가까이 매출이 신장했다. 

▲지난 18일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의 식품관내의 ‘서호김밥’ 매장에서 직원이 고객에게 김밥의 원재료 대체 판매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백화점 식품관·산업현장 ‘비상’ 

반면 백화점 식품관은 이른 무더위에 비상이 걸렸다. 현대백화점은 식품위생 관리 강화에 나섰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전국 15개 점포의 식품관에서 ‘고위험 식품군’의 판매중지 및 판매 가능 시간 단축 등 ‘식품위생 강화 체계’를 운영한다. 

‘고위험 식품군’은 김밥·초밥·즉석회·샌드위치·샐러드등 총13개 품목군이며, 김밥과 잡채류의 경우 시금치와 계란지단 등 변질 가능성이 큰 원재료 대신 부추, 어묵 등으로 대체 판매한다. 이밖에 냉장육, 선어 등도 선도 유지를 위한 얼음포장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역시 식중독 사고발생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하절기 식품위생 집중 관리기간’을 곧 시행할 계획이다. 

▲3000도 온도 용접기로 일하는 조선소 근로자. (사진=연합뉴스)


산업현장 또한 더위가 반갑지 않다. 야외 작업이 많은 업종은 더위에 따른 안전사고 방지에 비상이 걸리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체들은 냉수기, 개인용 선풍기 등 다양한 냉방장비를 예년보다 빠르게 현장 곳곳에 설치할 방침이다. 한진중공업, GS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 등 건설사들도 열사병, 감전사고 등 폭염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특별점검 및 안전교육을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온도와 습도에 약한 반도체 기업은 공장 내부 환경 점검을 서두르고 있다. 

시중은행은 ‘하계 복장 착용령’이 내려졌다.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등은 5월 중순부터 반팔 복장을 입는다. 수년전만 해도 6월 중순은 돼야 여름 옷을 입었지만, 기후변화 등을 고려해 하복 착용시기가 당겨진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기상청은 이달초 시작된 고온 현상이 다음달로 이어지며, 6월부터 불볕더위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여름인 7, 8월엔 북태평양 고기압이 덥고 습한 공기를 몰고 와 평년보다 기온이 오르고, 열대야도 평년보다 자주 찾아올 것으로 내다봤다.

(CNB=김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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