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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부동산 시장 ‘한겨울’, 건설사 회사채는 ‘봄날’ 왜

갈곳 잃은 투자자들…8.2부동산대책 풍선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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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강훈기자 |  2017.09.05 13:09:09

▲올 하반기 들어 건설사들의 회사채에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일부에선 대형건설사 회사채를 중심으로 '신뢰 회복'을 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손강훈 기자)

찬밥 취급을 받던 건설사들의 회사채가 하반기 들어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8.2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었음에도 일부 대형건설사의 회사채에 자금이 몰린 것. 이유가 뭘까. (CNB=손강훈 기자) 

현대산업·롯데건설 회사채 투자자 몰려
거래절벽 가운데 신규분양은 무풍지대  
‘집값하락→미분양 사태’ 우려도 여전 

투자자들이 건설사 회사채에 대해 신뢰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시장에서 외면 받던 건설사 회사채는 한두 달여 만에 그 평가를 뒤집었다.

지난달 롯데건설은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려 했으나 7배가 넘는 3640억원(경쟁률 7.28 대 1)의 자금이 몰리자 1000억원으로 발행 규모를 늘렸다. 금리도 애초 연4.398%로 설정했다가 3.338%로 1.06%포인트 낮췄다.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보인 만큼 높은 금리를 제시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이 3%대 회사채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1000억원의 자금을 예상보다 적은 이자를 주고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앞선 발행된 현대산업개발의 회사채는 반전의 신호탄이었다. 지난 7월17일 19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려 했는데 약 580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금리 역시 예상보다 각각 0.75%포인트, 0.49%포인트 낮아진 3년물 2.682%, 5년물 3.272%로 확정되며 성공적인 발행을 마쳤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건설사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된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건설사 실적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는 ‘8.2 부동산 대책’ 이후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박진영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업 신용이 저점을 찍고 턴어라운드 했다는 신호”로 분석했고,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건설사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만큼 롯데건설 회사채 발행 결과가 주는 의미는 크다”고 밝혔다.

이에 다른 건설사들도 회사채 카드를 만지기 시작했다. 대림산업과 SK건설은 올해 두 번째 발행을 준비 중이고 대우건설은 4년 만에 회사채 집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2부동산 대책에도 아파트 신규분양 단지는 여전히 내집마련 수요가 몰리고 있다. 지난달 25일 세종시에서 분양되는 한 아파트 견본주택 앞 주차장이 방문객 차량으로 가득 차 있다. (사진=연합뉴스)


투자심리 회복 vs 좀 더 지켜봐야


건설사 회사채 투자심리가 개선된 이유는 이들의 실적 개선이 투자자의 불안감을 날려 버렸기 때문이다.

사실 현재 같은 저금리 시대에 회사채는 좋은 투자처다. 회사채는 기업이 시설투자나 운영 등 장기자금을 조달받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상환기간까지 일정한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다. 회사가 망했을 때도 잔여재산분배에서 주식보다 앞서 상환된다. 

그러면서 은행보다 평균금리는 높다. 실제 이번 롯데건설의 회사채(2년물) 금리 연 3.338%는 시중은행 2년 정기예금 금리(최대 1.8%)의 2배 가까운 수준이다. 주식보다 안정적이면서도 은행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그동안 건설사 회사채를 꺼린 이유는 건설사들이 수주중심의 수익구조를 형성하다보니 잠재적 손실이 예상되는 미청구공사금 등이 투자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는 보수적 투자 패턴을 지닌 투자자들을 꺼리게 하는 원인이 됐다. 

이런 불안감은 건설사들이 예상보다 큰 호실적을 내며 상당히 해소됐다.  

10대 건설사들의 올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은 2조661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104.2%나 늘어났다. 특히 1분기 1조2545억원, 2분기 1조4071억원으로 점차 나아지고 있다. 

회계 관리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한 것도 힘이 됐다. 올 6월말 기준 이들 건설사 미청구공사금액 합은 12조4969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21%(4139억원) 줄었다. 부채비율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력한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시장이 급격히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소형평수 위주의 신규분양 단지는 여전히 내집마련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게다가 건설사의 실적은 당분간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1~2년 분양시장 호황으로 이룬 실적이 지금 시점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잠재손실이 지속적으로 줄어든 점까지 더해져, 투자자들의 인식변화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정부의 ‘부동산 가격 잡기’ 의지가 생각보다 강하기 때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가격이 또 오를 기미가 보일 때에 대비해 정부는 더 강력한 대책을 주머니에 많이 넣어두고 있다”고 강조하며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수익에서 국내 분양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건설사에게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주요 수입원의 하나가 흔들린다면 투자자들은 다시 건설사 회사채 투자를 망설이게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CNB에 “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이 좋은 스타트를 끊은 상황에서 이후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인 건설사의 성적표가 향후 전망에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CNB=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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