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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된 동생 모교에 계속 기부하는 형님 부부 사연

"동생이 꿈 키웠던 동아대에 동생 흔적이라도 남기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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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원석기자 |  2018.01.24 08:34:56

▲왼쪽부터 故최영주 동문의 형수 문지원 씨, 황규홍 동아대 대외협력처장, 형 최지훈 씨. (사진제공=동아대)


24년 전 유명을 달리한 동생 이름으로 동생의 모교에 꾸준히 기부를 하는 부부가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경남 김해에 사는 최지훈(64)·문지원(61) 씨 부부는 최근 동아대학교를 방문, 故최영주(동아대 법학과 94학번) 씨 이름으로 100만 원을 기부했다. 문 씨는 “올해 환갑이라 여행이라도 가려고 했는데, 시동생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다시 동아대를 찾았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가 동아대에 기부를 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2016년 2000만 원을 시작으로, `17년 100만 원에 이어 이번에 또 100만 원을 전달한 것이다.


최 씨의 동생 고 최영주 씨는 지난 `94년 동아대 법학과에 입학해 1학기를 마친 후 입대를 기다리던 중, 여름방학을 일주일 남기고 갑작스런 뇌출혈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스무 살 차이 나는 이복동생을 자식처럼 키워 대학까지 보냈던 부부는 “동아대에 다니던 시절에 동생 생애 가장 행복해하는 모습을 봤다”고 기억했다. 고인이 7살 되던 무렵 시집 와 중학생 시절부터 같이 살기 시작했다는 형수 문 씨는 “도련님의 꿈은 판사가 돼 어려운 사람을 돕고 좋은 일 하며 사는 것이었다”며 “시동생이 꿈을 키운 동아대에 그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자고 남편에게 제안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렇게 해서 처음 기부했던 2000만 원은 사실 동생의 '목숨값'이었다. 사망 당시 보상금으로 나온 2000만 원을 다른 형제에게 '제사비'로 이미 줘버렸던 부부는 기부를 결심하고, 다시 돈을 모았다.


1남 1녀를 키우며 경찰공무원으로 퇴직한 최 씨 부부가 뒤늦게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 자식들에게도 자세한 사연을 말할 수 없었기에 그저 “부모님은 노후를 준비해야 하니 대학 졸업 후 빨리 독립하라”고 다그칠 수밖에 없었다. 문 씨는 “경제적 도움을 주지 못해 아들과 딸이 많이 섭섭했을 것”이라고 미안해했다.


1학년을 채 끝마치지 못하고 요절한 고 최영주 씨에게 동아대는 지난 2016년 명예졸업장을 만들어줬다. 부부는 “화장을 해서 산소가 없는 고인의 졸업장은 어머니 산소에 갖다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렇게 기억해주고 말해주지 않으면, 동생은 이 세상에 왔다간 흔적도 남지 않을 것”이라며 고인 이름으로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황규홍 동아대 대외협력처장은 “가슴에 묻은 동생이 평생 상처가 됐을 텐데, 잊지 않고 또 기부를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힘들게 기부해주신 금액은 대학에서 고인의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뜻깊게 쓰겠다”고 말했다.


이들이 기부한 금액은 전액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장학금으로 쓰인다. 부부는 “살아가면서 형편이 따라줄 때마다 조금씩이나마 기부를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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