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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에피소드 한 가지와 20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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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18.12.31 12:26:40

(사진=연합뉴스)

최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때 저 멀리서 식사를 하고 있던 두 사람의 대화가 귓전을 울렸다.

일부러 귀를 기울인 게 아니라 워낙 목소리가 컸기 때문. 요약해보면 두 명 중 한 명이 “대통령이 본인이 행복해야 국민이 행복하다고 했는데 이게 말이 되는 소리냐”고 개탄하자 그와 마주 앉은 사람이 그런 소리는 처음 들어본다며 국민 행복보다는 자신의 행복을 우선시한다는 것에 매우 분개했다.

한동안 그들의 언성은 커져만 갔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성탄절을 맞아 SNS에 올린 메시지에 대한 해석이었다.

문 대통령은 박노해 시인의 ‘그 겨울의 시’를 인용하며 “성탄절 아침, 우리 마음에 담긴 예수님의 따뜻함을 생각합니다. 애틋한 할머니의 마음이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나의 행복이 모두의 행복이 되길 바랍니다”라고 전했는데 이에 대한 곡해였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내가 필요로 하는 것만 발췌·취득하지만,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이른바 ‘확증편향’은 일반적인 의심을 넘어서 스스로를 테두리에 가두기에 경계해야 한다.

우리사회는 어느 새인가부터 서로에게 선을 긋고 내편 네 편을 가르고 있다. 어떤 사안에 대해서 억지로 선을 긋고 아전인수로 해석, 생각이 다른 상대방을 무조건 헐뜯기도 한다.

정도를 벗어난 지나친 잣대는 부작용이 심각하다. 그들만, 우리끼리만 모여 있는 사회가 아니다. 서로 뭉쳤더라도 그 속에서 분명 나랑 상대랑 생각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끊임없이 분열할 수밖에 없다.

포용성 없이 꽉 막힌 이념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쉽지 않다. 나는 바뀌질 않는데 상대에게 손가락질만 한다면 더 이상 상호발전은 없을 것이다. 나를 주장하려면 상대방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대화라는 게 서로 주고받는 것. 굳은 심지를 갖고 이리저리 휘둘리면 안 되겠지만 너는 무조건 틀리고 나는 무조건 옳다는 편협적인 사고는 버려야 할 것이다.

2019년 해가 바뀐다. 기대감이 없으면 분노도 없고 섭섭함도 없다. 그러나 촛불민심으로 탄생한 이 정부는 기대에 적극 부응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지도는 초기에 비해 상당히 하락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당면과제인 적폐청산이 피로감을 주는 것일까. 적폐는 다소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하지만 먹고 사는 문제 즉 민생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환할 정도의 응답을 못하고 있다. 현 정부는 직시해야한다. 반대적 공세로만 치부하지 말고 귀를 열어야 한다.

새해를 맞아 각 지자체에서 사자성어를 내걸고 있다. 그중 구동존이(求同存異)와 동심만리(同心萬里) 등이 와 닿는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화합해 나가자는 얘기다. 모두가 최소한 듣는 귀는 열어 두는 한해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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