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 대세론을 굳히며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총리’로 불리우며 여권 내 제3후보로 꼽히고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최근 여야 의원들을 두루 만나며 여의도와 접촉면을 넓히고 있어, 그 의도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CNB=심원섭 기자)
기반인 전북의 의원들과 접촉 확대
지지세력 ‘광화문포럼’ 갈수록 커져
대권 1위 이낙연과 경쟁구도 촉각
정총리 “코로나 극복 급해” 선그어
정 총리는 9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을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초청해 매실주를 겸한 만찬 회동을 가졌다.
김태년 원내대표와 김영진 원내총괄 수석부대표, 전재수 조승래 선임부대표, 박성준 홍정민 원내대변인, 김영배 이성만 허영 신영대 이용빈 이소영 강선우 홍성국 문진석 김회재 부대표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만찬은 정 총리가 지난달 임기를 시작한 21대 첫 민주당 원내대표단과 상견례를 겸해 격려하기 위해 만든 자리라는 게 측근의 전언이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야당이 발목잡기는 쉬운 일이지만 여당은 일을 되게 해야 한다. 177석을 이끄는 여당 원내대표의 중차대한 일을 잘 추진해 성공한 정부를 만드는 데 힘쓰자”고 덕담을 하면서 “원내대표단이 의원 한 명 한 명의 의견을 도출하기 위한 소통에 힘쓸 때 일사불란하게 원내를 이끌어 일하는 국회를 만들 수 있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 총리는 지난달 27일에는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비롯해 배진교 원내대표, 강은미·이은주·장혜영·류효정 의원 등 정의당 의원 전원을 초대해 만찬 회동을 가졌으며, 김부겸·홍의락 전 의원 등 대구·경북(TK) 지역 낙선 의원들과도 최근에 저녁식사를 하며 위로를 전한 바 있다.
지난 2일에는 민주당 전북 지역 국회의원들과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만찬을 가졌으며, 오는 12일에는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단과의 오찬도 예정돼 있는 등 최근 여의도와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여의도 안팎에서는 정 총리가 자신의 지지세력인 ‘광화문 포럼’의 재정비에 나선 점, 전북 진안 출신으로 진안·무주·장수에서 내리 4선을 한 경력을 토대로 호남 출신 의원들과 접촉하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정 총리의 최근 행보를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CNB뉴스 취재 결과, 21대 국회에서 김영주·안규백·이원욱 의원 등 당내 SK(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의원만 40여명에 달한다.
특히 정총리가 주도해 만든 공부모임인 ‘광화문 포럼’은 새 국회 들어 40여명까지 인원이 늘었다. 이에 정기모임으로 전환하는 등 조직정비에 나섰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앞서 정 총리는 지난 1월 이낙연 총리 후임으로 총리에 취임해 차기 대선을 노린 행보라는 시선을 받은 바 있다. 헌정 사상 최초로 입법부 수장(정 총리는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역임)이 행정부 2인자인 총리에 임명된 것 자체가 대권 행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을 낳은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정 총리가 코로나19 사태를 성공적으로 극복해 차기 리더 이미지를 각인시킨 후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의장까지 지낸 정 총리는 온화한 성품으로 여야 의원들과 두루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범친노’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코로나 국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면서 ‘친문’ 색채도 짙어지고 있다.
반면 정 총리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정 총리 측 핵심관계자는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행정부를 이끌고 있는 총리로서 21대 국회가 새롭게 구성됐으니 협조를 구하기 위해 의원들을 만나는 것”이라면서 “지금은 코로나 상황인데 다른 생각을 할 여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