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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욕망의 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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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기자 |  2020.10.29 10:32:07

들라크루아의 ‘격노한 메데이아’ 속 사랑의 욕망은 어떻게 증오가 됐는가? 라투르의 ‘퐁파두르 후작’ 속 지식의 욕망은 어떻게 권력까지 장악했는가? 게랭의 ‘모르페우스와 이리스’ 속 생존의 욕망은 어떻게 꿈의 신 모르페우스를 잠들게 했는가? 클림트의 ‘베토벤 프리즈 적대적인 세력’ 속 재물의 욕망은 어떤 모습으로 의인화됐는가? 홀바인의 ‘헨리 8세’ 속 권력의 욕망은 왕을 얼마나 끔찍하게 타락시켰는가?

‘무서운 그림’ 시리즈 등으로 알려진 나카노 교코가 이번엔 ‘사랑, 지식, 생존, 재물, 권력’을 향한 다섯 가지 욕망을 들고 돌아왔다. 태초에 하느님이 빚어낸 인간 아담은 끝내 뱀의 유혹을 이겨 내지 못하고 선악과를 탐해 에덴동산에서 쫓겨났다. 어쩌면 인간은 필연적으로 ‘욕망의 존재’이며, 수천 년 동안 쌓아 온 인류 역사는 때로는 욕망을 원동력으로 삼고 때로는 윤리와 제도로 욕망을 통제함으로써 발전해 왔을지도 모른다. 온갖 욕망으로 고뇌에 빠지고 갈등이 빚어지고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는 결정적 순간, 그것은 곧 그림이 된다. 그러니 시대를 대표하는 명화에 인간의 욕망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이를테면 저자는 러시아의 화가 일리야 레핀의 ‘볼가강의 배 끄는 인부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화가가 포착해 낸 순간을 생생하게 상상해 낸다. 이 그림은 어떠한 사회적 맥락에서 탄생했는가? 힘겹게 배를 끌고 있는 인부들은 무엇을 탐하고 있는가? 혹은 무엇에 분노하고 있는가? 저자가 그림을 읽어 내려간 방식을 따라가다 보면 왠지 모르게 우리와 닮아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다.

나카노 교코 지음, 최지영 옮김 / 1만 5000원 / 북라이프 펴냄 / 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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