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집·서울이 권위에서 탈피해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던 데에는 서울시가 내민 도움의 손길이 컸다.
‘문학의집·서울’은 지난 2001년 10월 유한킴벌리가 서울시, 문인들과 함께 문학인들과 문학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서로 교감을 나눌 수 있는 문화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과거 중앙정보부가 서울 중구 예장동 일대에 청사 일부를 세우면서 부장 공관으로 사용했던 문학의집·서울은 1990년 국가안전기획부가 서울 서초구 내곡동으로 이전할 때까지 권력 실세들이 머물렀다.
이후 서울시에서 1996년 해당 공관과 근처 경호팀 숙소 등을 사들여 문서 창고 등으로 써오다가 시인 김후란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문학의 집’으로 개축하는 것을 승인했다.
현재까지 서울시는 문학의집·서울이 주최하는 문학강연 프로그램 ‘수요문학광장’,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 ‘문학청소년축제’, 공연 프로그램 ‘우리시 우리노래 신작가곡음악회’ 등 다양한 사업에 꾸준한 지원을 펼쳐오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문학의집·서울 지원에 약 2억700만원의 예산을 책정하고 사업비를 보조했다.
이러한 관심과 지원에도 불구, 현재 문학의집·서울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대부분의 사업들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부대시설인 산림문학관 등이 회의·행사 대여공간으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수익효과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시에 고정적으로 납부하고 있는 임대료가 여간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사단 측 설명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상반기 공공점포 9860곳의 임대료·관리비 총 439억원을 감면해준 데 이어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간 지하도·지하철 상가 등 서울시 공공상가 점포 1만183곳의 임대료 50%와 공용관리비(청소·경비원 인건비)를 면제해준 바 있다.
이에 문학 대중화를 위해 청소년과 일반 시민의 문학 프로그램 참여 활성화에 노력 중인 문학의집·서울의 고충도 헤아려주길 기대해본다. 그 어떠한 지원책보다 임대료 감면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가 크다는 것을 서울시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20년이 흐른 오늘에도 서울시로부터 도움의 손길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