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1.07.09 10:13:12
야권 대권지지율 1위를 독주하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를 둘러싼 박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세 포문을 연데이어 범여권 정당으로 분류되는 열린민주당이 저격수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열린민주당은 감민정 원내대표가 직접 나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8일 강 원내대표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인 자당 소속 김의겸 의원과 함께 김씨 논문 표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표절심의 사이트 ‘카피 킬러’를 활용해 김씨의 논문들을 자체 분석한 결과, 상당한 수준의 표절 및 무단 발췌 의혹이 발견되는 등 엉터리로 드러났다. 이에 교육부를 비롯한 관계기관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윤 전 총장은 조국 장관의 가족을 멸문지화에 이를 정도로 혹독한 수사 펼쳤다”며 “그런데 배우자 김씨가 작성한 학위논문이 표절된 것이라면 저작권 침해 및 연구윤리 위반에 해당한다. 부당한 방법으로 학위를 받고 대학교에서 강의까지 했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과거 윤 전 총장이 조국 가족에게 했던 철저한 조사를 윤 총장 스스로에게도 적용해 달라는 얘기다.
이들은 또 “김씨가 자신이 근무했던 ‘H컬쳐테크놀로지(에이치컬처)’ 업체의 사업계획서를 박사 학위 논문(2008년)에서 표절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와 함께 에이치컬처가 제작한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관상 앱'에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총 9000만원을 지원했고, 이를 김씨가 박사 논문으로 작성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콘텐츠진흥원에서 돈도 받고 자료도 베낀 것으로, 더 추적해서 모든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열린민주당이 자체 분석한 김씨 논문은 2007년 8월과 12월 ‘기초조형학연구’와 ‘한국디자인포럼’에 각각 제출한 논문과 2008년 2월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 등 총 3건으로 이들 논문의 저자는 김씨의 개명 전 이름인 ‘김명신’으로 돼 있다.
이에 강 원내대표는 “이 3건의 논문들을 ‘카피 킬러’로 탐색한 결과, 각 논문의 표절률은 각각 10% 미만, 44%, 17%로 나타났다”면서 “‘기초조형학연구’에 낸 논문은 부제부터 비문으로 작성됐다”고 지적했다.
이 논문 제목은 ‘애니타를 이용한 Wibro용 콘텐츠 개발에 관한 연구’로, 부제는 ‘관상·궁합 아바타를 개발을 중심으로’라고 돼 있다.
또한 강 원내대표는 “김씨는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2007년 보고서에서 작성된 문장을 조사와 술어를 붙여 이 논문의 한 단락을 채운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한국디자인포럼’에 제출한 이른바 ‘유지(Yuji)’ 논문도 세간에 헛웃음을 줄 만큼 황당했다. 이 논문은 적어도 세 개의 언론 기사를 출처 없이 발췌해 옮겨놨다”고 지적했다.
이 논문 제목은 ‘온라인 운세 콘텐츠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로, 김씨는 영문 제목에서 ‘회원 유지’를 ‘member Yuji’로 적었다.
그러면서 강 원내대표는 “김씨가 언론 기사를 복제한 부분의 경우, 사용한 319개 낱말 중 87.8%인 280개 낱말이 기사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이날 스타트업 창업자와의 간담회 후 이에 대해 “아마 어떤 단체와 개인들이 이의제기해서 대학에서 이뤄지는 문제니까”라며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술적인 판단을 해서 진행이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