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지기자 |
2021.10.08 13:58:30
경상국립대학교는 제6회 동주문학상 수상자에 강재남 시인(‘꽃이라는 기호의 모습’ 등 5편)이 최종 확정됐다고 전했다. 상금은 1000만원이다.
강 시인은 경남 통영 출생으로 2010년 ‘시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는 ‘이상하고 아름다운’이 있다. 2017년 한국문화예술유망작가창작지원금, 제6회 한국동서문학작품상을 수상했다.
그는 현재 통영청소년문학아카데미 주임강사로 활동하며 ‘강재남의 포엠산책’(경남일보)을 연재하고 있다. 강 시인은 경상국립대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재학 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김희준 시인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윤동주 시인의 ‘서시’에 담긴 시 정신을 구현하고 이를 널리 확산하기 위해 제정된 동주문학상은 광주일보와 동주문학상제전위원회, 계간 ‘시산맥’이 공동으로 주관한다.
심사를 맡은 안도현, 송찬호, 이정록 시인은 “그는 단어와 단어의 사이를 비틀고 문장과 문장의 사이를 구겨 놓으면서 시적인 것을 찾아낸다. 일상에서 이런 식의 조어법이 사용된다면 일제히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강재남은 시적 대상을 감각적으로 인식하는 능력이 뛰어나서 그가 흩뿌린 언어는 묘하게도 독자에게 다가갈 때는 결집된 형태를 띠게 된다. 그가 보여주는 이 다채롭고 활달한 언어의 기운이 한국시사에 더 선명한 빗금을 긋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수상에 대해 강 시인은 “필사 노트 맨 아래에 적히는 문장이 있다.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침전이란 단어에 빠져 있던 때다. 고등학교 수학 수행평가지에 이 구절을 쓰고 백지로 낸 것을 선생님은 웃어넘겼다. 늙은 교수의 강의를 들으러 가던 청년의 고뇌와 번민을 함께 하고픈 깊은 마음이라 여겨주면 안 될까. 시대처럼 올 아침을 나도 맞고 싶다. 어린 제자의 눈빛을 선생님은 읽었나 보다”라고 지난 경험을 밝혔다.
이어 “많은 노트 중 한 권은 희준이가 가지고 있다. 아이는 이 문장을 구하러 시인이 헤던 별자리 어디에 들렀을 것이다. 이렇게 시간이 가고 있다. 계절은 변덕스럽게 혹은 아무렇지 않게, 환절기는 종종 아픔을 동반하며”라며 “더 착하고 다정한 말을 배우겠다. 온전한 내 사람과 위로가 되고 응원이 된 더 많은 내 사람과 기쁨을 나누겠다. 이 좋은 기별이 행성 표류를 막 끝냈을 김희준 시인에게 환하게 당도하길 바란다”며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