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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영국 테이트미술관과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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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1.12.30 09:51:43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빛: 영국 테이트미술관 특별전’. 전시장 끝 부분의 포토존 모습. (사진=손정호 기자)

최근에 현대카드 디자인라이브러리에서 피터 슈라이어 현대자동차그룹 디자인경영담당 사장(현재 어드바이저)의 전시회가 열렸다. 올해 68세인 피터의 디자이너 인생을 정리하는 책 ‘디자인 너머’의 출간을 기념하는 전시회였다.

이를 취재하다가 현대자동차가 영국의 테이트 미술관을 후원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현대차는 2014년에 테이트미술관과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테이트미술관의 초대형 전시장인 터바인홀에서 ‘현대 커미션’이라는 전시회를 진행해왔다. 올해에는 예술과 과학의 관계를 탐구해 온 아니카 이의 ‘in love with the world’ 전시회를 내년 1월 16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그러던 중에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빛: 영국 테이트미술관 특별전(Light: Works from the Tate Collection)’이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는 서울시립미술관과 테이트미술관이 서울시와 영국문화원의 후원으로 여는 행사다. 12월 28일 이 전시를 관람했는데 한국전에서만 참여한다는 백남준의 ‘촛불 TV’가 가장 앞에 위치해 있었다.

‘촛불 TV’는 텔레비전의 공간 속에 하나의 촛불이 빛나고 있는 작품이었다. 지금까지 본 백남준의 작품 중 가장 정적이었다. 전시장으로 발을 들이면 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 클로드 모네, 바실리 칸딘스키 등의 회화, 올라퍼 엘리아슨, 제임스 터렐, 아니쉬 카푸어, 야요이 쿠사마 등의 설치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Hyundai Commission Anicka Yi In Love With The World Tate Modern 2021. Photo © Tate (Ben Fisher Photography)

터너나 모네, 칸딘스키처럼 대가의 원화를 눈앞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 감동적이었다. 터너와 모네의 그림 앞에서 물감의 질감을 천천히 바라보며, 유화 물감과 파스텔 등으로 이와 비슷한 그림을 그리는 한 화가와 비교해 보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깊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깊이에의 강요’라는 소설책도 있지 않던가.

12월 초에 한 미술사학자가 참여한 책 ‘상대성 이론, 그 후 100년’ ‘빛 Light’를 구입해서 읽고 있기도 했다. 별과 달, 은하수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빛은 파동인가 입자인가 하는 과학적 질문에도 관심을 가져왔다. 항성과 행성의 차이점, 모닥불부터 핵융합 발전까지. 빛은 많은 곳에서 다양한 존재론으로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 빛은 자연적이기도 하지만 인공적이기도 하다. 빛은 우리가 시각을 통해 사물을 인지하며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공기와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빛은 우주 만물이 존재하게 하는 생명의 근원이며, 어둠의 반대이다. 그래서 희망의 상징으로 표상된다고 할 수도 있다. 반대로 빛은 폭발 이후에 생기는 섬광으로 공포의 상징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생각들을 테이트미술관 특별전을 보며 정리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 현대차가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대차가 테이트미술관과 정기적으로 전시회를 개최하고, ‘현대 테이트 리서치 센터: 트랜스내셔널(Hyundai Tate Research Centre: Transnational)’의 설립을 후원했기에 이런 좋은 전시를 국내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현대차가 국내에 테이트미술관을 소개하는 효과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 고맙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진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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