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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띠부씰’ 수집보단 ‘맛’에 대한 품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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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전제형기자 |  2022.05.05 17:16:09

포켓몬빵 제품들이 포장이 뜯긴 채 길 위에 버려져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초등학생들이 포켓몬빵을 사러 슈퍼에 자주 왔었다…안을 훑어보고 찾았던 띠부씰(떼었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이 있는 제품을 사고 나면 출입 통로 쪽 쓰레기통에 빵은 버리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

유년 시절 부모님이 마트를 운영했다는 직장인 김모(39)씨가 한 말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포켓몬빵이 모두 포장지가 뜯긴 상태로 띠부씰만 빼내고 빵은 그대로 길 위에 버려진 사진이 올라왔다. 또 각종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띠부씰이 없는 포장지 뜯긴 빵이 거래되고 있으며, 뜯은 빵을 돈을 받지 않고 주는 ‘나눔’ 거래도 여럿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띠부씰은 빵보다 몇십 배 더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희귀한 정도에 따라 가격이 매겨져 거래되며, 개당 3000~5000원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켓몬빵 판매가가 1500원인 것을 감안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지난 2006년 단종되기 이전과 현재 출시되는 제품 간 달라진 점도 띠부씰에 있다. 띠부씰이 포장 상태에서는 보이지 않으며,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매하는 포켓몬빵에 어떤 캐릭터 스티커가 들었는지 확인 불가능하다.

SPC삼립 측은 소비자들이 빵 봉지를 안 뜯은 채로 보려다 제품이 훼손되는 경우가 많아 아예 보이지 않게 작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PC삼립이 지난 2월 재출시한 포켓몬빵은 43일 만에 1000만개 이상 판매됐다. 띠부씰이 들어있는 포켓몬빵은 소비자들의 ‘오픈런(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가는 것)’ 현상과 각종 온·오프라인에서의 띠부씰 재판매 현상으로 인해 값어치 상승까지 일으키고 있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식품·유통업계에서도 띠부씰 열풍을 인정하며 제품 판매를 극대화하기 위한 포켓몬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SPC삼립은 포켓몬 캐릭터 열풍에 힘입어 다음 달부터 띠부씰 스티커 3개를 넣은 ‘피카피카 부드러운 롤케이크’ 430g 대용량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제품은 기존 포켓몬빵(80~100g) 대비 3~4배 크고 가격은 1만원 이상이며, 이달 초 2000개 한정으로 발매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SPC그룹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배스킨라빈스는 인기 포켓몬 ‘피카츄’ ‘꼬부기’를 각각 아이스크림으로 형상화한 ‘피카피카 피카츄’ ‘나와라! 꼬부기’를 출시했다. 이와 함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하이브(HIVE) 한남’에서 오는 6월 19일까지 포켓몬 테마를 적용한 ‘포켓몬 위드 하이브 시티(POKÉMON WITH HIVE CITY)를 운영한다.

롯데마트는 포켓몬스터 스낵 3종을 선보였으며, 농심켈로그도 기획팩을 한정 발매했다. 이는 모두 띠부실 열풍을 방증하는 것이다.

식품·유통업체들은 당장엔 띠부씰을 위시한 포켓몬 마케팅의 인기로 매출이 오르며 실적이 상승하는 데 흡족해할 수 있겠다. 하지만 빵을 비롯해 해당 기업들이 생산한 양질의 식품들이 뒷전이 돼버린 게 과연 이들에게도 마냥 좋은 일일지는 잘 모르겠다. 소비자들의 성숙한 소비의식 함양과 함께 최상의 ‘맛’에 대한 품평이 활발히 이뤄지는 날이 다시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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