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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마트표 치킨’과 당당히 경쟁하면 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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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수찬기자 |  2022.08.18 09:56:49

롯데마트의 한통치킨. (사진=연합뉴스)

‘반값 치킨’ 전쟁이 약 12년 만에 다시 발발했다. 최근 홈플러스를 필두로 대형마트 업체가 7000~9000원 정도의 초저가(반값) 치킨을 내놓자 프랜차이즈 업계와 자영업자들이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0년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사태 때와 같은 상황이다.

그때와 상황은 같지만,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당시 롯데마트는 ‘동네 상권 죽이기’라는 거센 비판 속에서 결국 통큰치킨의 판매를 중단했지만, 현재 소비자들은 골목상권 침해라는 주장에 힘을 보태지 않고 있다. 오히려 대형마트 쪽에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며 반값치킨을 계속 사 먹고 있다.

실제로 마트표 가성비 치킨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는 중이다. 홈플러스가 판매 중인 ‘당당치킨’은 지난 10일까지 32만마리 넘게 팔렸다. 매장별로 하루에 30~50마리씩 한정 판매하고 있는데 1분마다 5마리씩 팔린 셈이다. 이에 질세라 이마트도 지난달 초부터 9000원대 ‘5분 치킨’을 출시했고, 롯데마트도 지난 11일부터 ‘한통치킨’을 판매하면서 저가형 ‘마트표 치킨 시대’를 알렸다.

높은 물가에 지갑 사정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비싼 프랜차이즈 치킨보다 대형마트 치킨을 선택하고 있다는 셈이다. 프랜차이즈 치킨과 얼추 비슷한 맛과 양, 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선을 자랑하는 치킨의 등장이 소비자의 환영을 받은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 볼 수 있다.

 

홈플러스의 당당치킨. (사진=홈플러스 제공)

저렴한 치킨이 다시 화두에 오르자 일각에선 원가 논란이 벌어졌다. 대형마트 치킨은 한 마리를 7000원대에 팔아도 마진이 남는다는데, 한 마리에 2만원이 훌쩍 넘는 프랜차이즈 치킨값이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업체는 ‘재료의 질적 차이가 있어서 상품 자체가 다르다’는 답변을 하는가 하면, ‘대형마트 치킨은 다른 상품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파는 미끼상품’이라는 비판까지 쏟아냈다.

홈플러스는 정면 반박했다. 홈플러스 측은 “재료를 대량 직거래로 들여와 직접 조리해 저렴한 가격이 가능하다”며 “손해 보면서 장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튜브를 통해 해당 닭이 국내산 8호 냉장 계육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갑론을박을 지켜본 소비자들은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품질과 마케팅을 개선하기보다는 타사 제품을 비난하고, 소상공인을 방패막이 삼는 그들의 행태에 실망했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들의 차가운 반응을 감지한 탓이었을까?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프랜차이즈 매장의 경우 임대료와 인건비, 배달비 등이 포함돼 원가가 다르다”며 “마트 치킨의 경우 포장해가는 소비자가 대상이기 때문에 각자 다른 시장”이라고 선을 긋는 모양새다.

그들의 주장대로 애초에 다른 분류의 상품이고 품질에 차이가 있다면, 굳이 견제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야 했을까? 소비자가 직접 맛을 보고 가격을 고려한 뒤 원하는 걸 선택할 문제 아닌가. 소비 행태는 더욱 다양해졌고, 그 폭은 더욱 넓어졌다. 소비자들에게는 그럴만한 권리가 있다. 소비자 정서를 고려한 가격 정책이 필요할 때다.

(CNB뉴스=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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