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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니&비즈] “극한 공포에서 살아남기”…크래프톤 ‘칼리스토 프로토콜’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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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수찬기자 |  2022.12.20 09:21:31

광활한 우주서 펼쳐지는 공포·스릴
10여종 넘는 흉측한 괴물들과 사투
잘 설계된 음향으로 깜짝효과 증대

 

크래프톤 산하 스튜디오 스트라이킹 디스턴스에서 선보인 3인칭 액션 서바이벌 호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대표 이미지. (사진=크래프톤 제공)

뭐든 해봅니다. 대리인을 자처합니다. 매일같이 새로운 문물이 쏟아지는 격변의 시대. 변화를 따라잡기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CNB뉴스가 대신해드립니다. 먹고 만지고 체험하고, 여차하면 뒹굴어서라도 생생히 들려드리겠습니다. 이번에는 크래프톤 산하 스튜디오 스트라이킹 디스턴스에서 선보인 3인칭 액션 서바이벌 호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입니다. <편집자주>




크래프톤의 야심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출시 전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크래프톤이 스튜디오 ‘스트라이킹 디스턴스’를 인수한 이후 첫 출시 작품이고, 콘솔·PC로 플레이가 가능한 3인칭 호러 액션 장르라는 특이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호러 게임 명작으로 평가받는 ‘데드 스페이스’의 제작자 글렌 스코필드가 디렉터로 참여한다는 소식 덕분에 이목이 더욱 집중됐다.

티저 공개 이후에는 기대감이 더 커졌다. 뛰어난 아트 워크와 훌륭한 그래픽이 게이머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크래프톤의 콘솔 게임 개발 능력이 대단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평이 나왔다. 최근 열린 ‘지스타 2022’ 시연 부스에서는 이 게임을 체험하기 위해 게이머들이 1시간 이상을 대기했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호러 게임 불모지, 콘솔 불모지라 불리는 국내에서 크래프톤의 도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제대로 된 공포를 느끼기 위해 직접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PC판으로 플레이해봤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게임 화면. 주인공 제이콥 리를 조작하며 괴물과 사투를 벌이고 탈출해야 한다. (사진=김수찬 기자)
 

치밀하게 설계된 공포…긴장 고조되며 몰입감 증대시켜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 생존 액션 공포 장르다. 목성의 위성 칼리스토에 있는 블랙 아이언 교도소가 주요 무대며, 이용자는 주인공 ‘제이콥 리’를 조작하며 바이오파지라 불리는 괴물(변이체)에 맞서 생존해야 한다.

호러 게임은 ‘공포감을 얼마나 잘 표현했느냐’에 따라 그 진가가 갈리는데,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공포라는 감정을 극대화하기 위해 시각과 청각 등을 교묘하게 자극했다.

언리얼 엔진 4로 제작된 이 게임은 고품질 그래픽을 자랑한다. 정밀하게 표현된 배경 그래픽과 등장인물의 모델링은 매우 수준급이다. 특히 인물들의 표정이 너무 생생해 그들의 감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다. 또, 자연스러운 광원 효과마저 더해져 광활한 우주 공간을 잘 표현한 점도 높이 살만하다.

10여 종이 넘는 괴물의 모습에서는 그로테스크함이 느껴진다. 바이러스로 인해 기괴하고 흉측한 형태로 변하는 것을 보고 있자면, 속이 안 좋아지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외형만으로도 위협적인데, 빠르고 강력한 공격을 퍼부어 공포감은 배가 된다.

이용자를 깜짝 놀라게 만드는 연출도 부지기수다. 시야에서 보이지 않던 괴물이 갑작스럽게 나타나 당황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덕분에 수없이 죽었다. 더군다나 캐릭터의 사망 신은 너무나도 잔인하고 사실적으로 묘사되어서 주인공 제이콥 리한테 미안할 정도였다.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사운드는 이용자를 움츠리게 만들었다. 멀리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와 기분 나쁜 효과음이 들려온다. 또, 괴물이 갑작스럽게 나타나거나 돌발 상황이 생길 때마다 긴박한 BGM이 흘러나온다. 공포 연출이 곧 나올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 지점이지만, 놀라지 않는 것은 아니다. 뻔한 연출임에도 당할 수밖에 없다. 나름 치밀하게 설계된 공포다.

이처럼 나름 잘 짜여진 구성은 몰입감을 고조시키기에 충분했다. ‘1시간만 즐기다 자야지’라는 생각은 어느덧 사라졌고, 짜릿한 스릴감에 중독돼 취침 시간을 훌쩍 넘긴 적도 많았다.

 

잔인하고 고어적인 묘사가 사실적이다. 사진은 칼리스토 프로토콜 게임 장면. (사진=김수찬 기자)
 

잔인하고 화끈한 액션, 피 튀기는 생존기



잔인하고 화끈한 액션은 가히 인상적이다. 사격과 근접 격투 기술을 적절히 조합하고 전술적 능력을 발휘해 빠르게 진화하는 괴물들과 맞서 싸워야 한다. 모든 무기는 인게임 재화인 칼리스토 크레딧을 통해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주력 무기는 근접전에 쓰이는 진압봉. 초반에는 ‘빠루’로 적과 맞서야 하지만, 진압봉을 획득한 이후부터 고정 무기로 쓰인다. 원거리 무기인 총으로 제압하는 것도 좋지만, 파괴력 측면에서 가장 효과가 크다. 패드에 진동까지 오면서 호쾌한 타격감이 느껴지기 때문에 시원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무턱대고 공격 버튼만 누르면서 적을 제압할 수는 없다. 괴물이 회피하면서 반격을 시도하기 때문에 적절한 컨트롤이 필요하다. 좌우로 레버를 움직여 적의 공격을 피한 뒤 반격하는 방식이 제일 안정적이고 효율적이다. 처음에는 회피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고 얻어맞기 일쑤였는데, 몇 번만 시도하면 금세 적응된다.

원거리 무기는 권총, 샷건, 돌격소총 등이 있다. 멀리서 달려오는 잡몹과 보스몹을 상대하기에 적합하지만, 전투 시스템 자체가 근접전을 중심으로 짜여있고 장전이나 무기 교체에도 시간이 조금 걸리기 때문에 활용도가 다소 떨어진다. 또한, 무기별로 특성이 높지 않아 차별성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

가장 차별화된 무기는 중력 조절 장갑인 ‘그립’이다. 적을 잡고 던져버리거나 주변에 있는 사물 등으로 피해를 입히는 방식인데, 밸런스 붕괴 수준으로 강력하다. 맵에 비치된 가시 벽이나 낭떠러지에 적을 던지면 일격에 즉사하기 때문에 이용자 입장에선 그립만 쓰면 다 해결된다. 강력한 무기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요소 중 하나.

모든 전투 시스템은 불친절하다. FPS 게임의 특징 중 하나인 단축키를 사용해 무기를 교체하는 등의 이용자 편의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새로운 무기를 꺼내는 것이 아닌 총의 상단 부분을 갈아끼는 방식이어서 빠른 전투도 불가능하다. 생존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일까. 한시가 급한데 느릿느릿 움직이는 주인공 제이콥 리가 원망스러워졌다.

 

무기는 칼리스토 크레딧을 통해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사진=김수찬 기자)
 

발목 잡은 최적화와 버그…꾸준한 패치가 관건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액션 서바이벌 호러 게임의 새 장을 열겠다며 과감한 시도를 했지만, 아쉬운 부분도 꽤 있다.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지적하는 부분은 최적화와 현지화다.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을 제외한 모든 플랫폼에서 최적화가 제대로 안된 모습이다. 가장 심각한 건 PC 쪽인데, 하이엔드급 그래픽카드를 갖춘 PC에서도 심한 스터터링(버벅거림)이 존재했다. 게임 내 그래픽 사양을 낮춰도 프레임 드랍이 꽤 많이 일어나 제대로 된 플레이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다.

국내 게임사가 모기업임에도 한글 현지화가 미숙한 점도 아쉽다. 한국어 더빙 중간에 갑자기 영어 더빙이 튀어나오거나 오역이 존재하며, 자막과 더빙이 맞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또한, 더빙된 음성의 음량이 상황에 맞지 않게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경우가 더러 있어 몰입감이 깨지기도 했다.

게이머들은 플레이에 심각한 지장이 있다고 생각해서였는지,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았다. 출시 직후 스팀에서 ‘대체로 부정적’의 평을 받았고, 결국 개발사 측에서 조속히 최적화를 개선하는 패치를 내놨다. 현재는 ‘복합적’ 평가까지 올라간 상황이다.

결국 꾸준한 패치와 기타 DLC로 평가를 뒤집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스트라이킹 디스턴스가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최적화 문제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듯하다.

아쉬운 감정도 컸지만, 쉽게 도전할 수 없는 장르를 선택한 크래프톤의 행보는 국내 게임 시장에 나름의 의미를 남겼다. 도전한다는 것 자체에 큰 박수가 필요할 때다.

(CNB뉴스=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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