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은 어떤 사안이든 에둘러 표현하지 않고 핵심을 곧장 찌르는 정치인이다.
때론 거침없는 언변으로 구설수에 단골로 오르곤 한다. 그야말로 ‘독불장군’ 스타일이라 할 만하다.
그런 홍 시장이 이번에는 전국 특·광역시 가운데 처음으로 7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오는 6월 28일부터 시내버스 무상 이용제도 도입을 발표해 또 한 번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홍 시장은 전날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65세부터가 아닌 이상으로 되어있으므로 70세로 규정하더라도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유엔 발표 청년 기준은 18세부터 65세까지이고 66세부터 79세까지는 장년, 노인은 80세부터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정치인은 표를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적당히 수위를 조절하면서 정책을 펼쳐 나가도 될 법하지만, 그는 굳이 직설적이고 강한 표현을 써가며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물러서지 않는 정의를 구현하려는 검사 시절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산전수전 다 겪은 홍 시장이지만 일면 강직한 성품이 이해되면서도 정치인으로서의 유연성 부족에는 측은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대부분 시민은 이구동성으로 홍 시장의 시정과 관련해 "틀린 말은 아닌데…"라며 의구심을 보이지만 지난해 취임과 함께 발표한 대구시 부채탕감 공약을 두고서는 물러서지 않는 그의 강직한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100세 시대에 70세는 청년이다. 한창 활동해야 할 시기란 뜻이다. 뒷방 늙은이로 취급당하는 일에 아주 서운함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대구시가 현재 65세에서 70세 이상으로 버스 무임승차 연령을 상향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부채탕감 때문이다.
버스무임승차 연령 상향으로 인해 '노인복지 후퇴'라는 부정적인 여론도 일고 있지만, 현재 대구시의 재정난을 생각하면 홍 시장의 고육지책에 이해가 되기도 한다.
물론 시정 공약사항이기도 하고 공약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지만, 시민들은 말을 안 할 뿐이지 100세 시대에 70세 버스 무임승차는 늦은 감이 있다는 생각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회에 도시 지하철 무임승차도 꼭 필요한 시민들에게 혜택이 갈 수 있도록 현명하고 세련된 개선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