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윤기자 |
2023.04.25 10:52:06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를 대폭 늘릴 수 있는 차세대 음극소재가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대용량 전극(리튬 음극재)의 안정성 및 수명 특성을 극대화하는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리튬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 대비 10배 이상 큰 용량으로 전기차 주행거리를 대폭 늘릴 수 있어 차세대 배터리의 음극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리튬 음극재는 충전 과정에서 ▲수지상 형태 성장으로 분리막을 파괴하거나 ▲성장으로 인한 지속적인 배터리의 팽창 ▲전해액과의 높은 반응성으로 인한 효율 감소 등의 문제로 리튬 이온 전지는 물론 차세대 배터리 중에 하나인 전고체 전지에서도 ▲폭발 위험성 ▲에너지 밀도의 감소 ▲급격한 수명 저하 특성 때문에 상용화에 여전히 큰 어려움으로 남아 있다.
경상국립대학교 공과대학 나노·신소재공학부 성재경 교수 연구팀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조재필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진행해 배터리 수명을 저해하는 리튬 음극재의 수지상 형태 성장과 부반응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기술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에너지 및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Impact Factor: 39.714)에 4월 14일자(현지시각)로 공개됐다.
이 기술은 카바이드-매개 촉매 수소화 분해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해 그래핀 껍질 구조 및 나노 채널을 포함한 탄소계 매트릭스를 합성하는 기술로 이 물질을 통해 배터리 충·방전 시 리튬 금속을 안정적으로 증착시킬 수 있다. 이 구조를 통해 충·방전 시 발생하는 고질적인 리튬 음극재의 불안정성을 최소화하고 높은 용량 및 우수한 수명 특성을 갖는 고안전성 리튬 이온 전지 및 차세대 전고체 전지를 구현한 혁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리튬 음극재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연구에서 안정적인 전해질 또는 고분자 보호막 등을 사용해 충·방전 시 수지상 형태의 리튬 성장을 억제하고 균일한 리튬 금속 증착을 형성하는 보고가 있었으나 계속해서 증가하는 배터리(극판)의 팽창을 제어할 수 없었다. 또한, 과량의 금, 은과 같은 귀금속 물질을 리튬 친화성 물질로 사용해 탄소기반의 구조와 복합구조체를 개발한 연구가 있었으나 배터리 가격이 높아지며 상용화 적용에 제약이 있었다.
성재경 교수 연구팀은 값싼 철 금속을 기반으로 한 수소 첨가 분해 반응을 탄소 소재의 옷감에 적용해 그래핀 껍질 구조와 나노 채널을 갖는 탄소 매트릭스를 개발했으며, 이러한 구조는 극 소량의 Au(0.05 wt%)를 담지할 수 있는 다공성 지지체로 사용됐다. 이 개발물질을 리튬 이온 배터리에 적용한 결과 500회 충·방전 시에 87.2% 이상의 높은 사이클 수명 특성을 보여줬다. 놀라운 점은 배터리의 팽창 정도가 현재 전기차에 적용되고 있는 상용화 흑연과 비슷한 수준을 보여줬고 탄소 매트릭스를 차세대 전고체 전지에도 적용해본 결과 매우 높은 용량 및 안정적인 충·방전 특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혁신적 기술'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제1저자 김남형 박사는 "촉매 수소화 분해 메커니즘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로 리튬 음극재에 최적화된 구조를 합성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재경 교수는 이에 덧붙여 "이 기술은 대부분의 공정 및 원재료가 저렴하다는 점과 기존 리튬 금속 음극재의 팽창률을 낮췄다는 점에서 차세대 리튬 금속 적용 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수한 특성을 갖는 신 합금 소재로 기존 대비 향상된 주행거리를 갖고 안전한 전기자동차(EVs) 구현뿐만 아니라 드론 및 인공지능형 로봇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