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8일 국내 개봉되며 ‘예스’ 말하기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짐 캐리 주연의 영화 <예스 맨>의 원작 소설이다. 이 책은 늘 재기발랄하고 기상천외한 일들을 감행하기로 유명한 저자 대니 월러스가 6개월 간 실제로 실천하고 경험한 일들을 그대로 기록한 실화이다.
대니는 어느 날 버스에서 한 남자를 만나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일주일 간 시험 삼아 ‘예스’만 하며 살아 본 그는 그 일주일로 인해 세상 모든 것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의미를 가지게 됐다며, 이 기회에 삶을 대하는 태도를 완전히 바꾸어 모든 기회를 누려 보겠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그런 삶이 가능하냐는 친구의 만류와 걱정에도 그는 자신의 실험을 강행하고, 결국 친구들은 그에게 이 실험이 실패할 경우 그에 상당하는 벌을 주겠다는 엄포를 놓는다. 이제는 설사 대니 자신이 ‘no’를 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계약이 성립된 것이다.
그는 거리에 나붙은 벽보에 대고도 예스라고 했고, 자신의 메일박스를 채운 신용카드 광고 메일에도 예스라고 했으며, 인터넷 야동사이트에 가서도 예스라고 한다. 그는 이집트 피라미드가 외계인에 의해 지어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의 모임에 참가하고, 그에게 오는 모든 초대에 예스라고 한다.
예스라는 말 한마디가 어떻게 당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꾸는지를 ‘교훈적으로’ 보여 주고자 한 이야기가 아니다. 무조건 “예스”만 하다 보면, 사기를 당할 수도 있고 하고 싶지 않은 업무를 떠맡게 될 수도 있고, 만나기 싫은 사람을 만나야 될 때도 있다. 그럼에도 대니는 끈질기게 원칙을 고수하며 “그래, 좋아!”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해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그는 일단 자신이 “예스”라고 답한 일에는 진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임한다. 즉 “예스”라는 말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닌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삶에 대한 열정이며, 인간과 세상에 대한 믿음이다. 믿지 않고서는 위험해 보이는 일을 감행할 수 없고, 열정이 없고서는 아무 기쁨도 얻을 수 없다. 6개월 간의 체험기를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바로 이것이다.
무조건 ‘예스’만 하며 살기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no’를 하고 나서 후회와 미련을 남기기보다는 ‘yes’를 하는 편이 미련을 덜 남긴다는 실험 결과를, 저자가 자진해 모르모트가 되어 증명해 준다. 무모한 실험이었지만, 이 실험의 의의는 그 시도 자체에 있는 것이다.
우리가 “그래, 좋아”라고 말하는 순간,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모든 것들은 기회로 돌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