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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한숨 돌린 쿠팡·배민…‘플랫폼법’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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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수찬기자 |  2024.02.26 09:30:37

네이버·쿠팡 등의 독과점 규제한다지만
시공간 초월한 디지털 혁신과 동떨어져
구글·애플 규제시 무역분쟁 일어날 수도
여론에 밀려 입법 멈췄지만 ‘불씨’ 여전

 

공정거래위원회가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을 전면 재검토함에 따라 대형 플랫폼 사업자 ‘네카쿠배(네이버, 카카오, 쿠팡, 배달의민족)’가 한숨을 돌렸다. 플랫폼법의 핵심 규제인 ‘지배적 사업자 사전 지정제’가 연기되면서 잠시나마 안도할 수 있게 된 것. 플랫폼법이 대체 무슨 뭐길래 ‘뜨거운 감자’가 되는 걸까. (CNB뉴스=김수찬 기자)




플랫폼(platform)의 어원은 버스나 기차를 타고 내리는 정거장이다. 오늘날에는 이커머스, 유튜브 등 정거장처럼 사람이 모이는 온라인 공간을 뜻하며, 이 공간을 운영하는 기업을 플랫폼 사업자라 부른다.

플랫폼법이란 시장지배적 지위를 가진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행위를 규제하는 법이다. ▲자사 우대 ▲끼워팔기 ▲멀티호밍(거래상대방이 경쟁사업자와 거래하는 것을 방해하는 행위) ▲최혜 대우 등 ‘4대 행위’를 막고, 거대 기업의 독과점 폐해를 방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플랫폼 규제는 역대 정권마다 추진해왔다. 이명박 정부는 ‘뉴스 시장 독과점 문제’를 주장하며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을 규제하려 했으며, 박근혜 정부 역시 포털의 이종 산업 진출을 막으려고 시도했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플랫폼 갑질’ 논란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자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발의된 바 있다. 그러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갈등을 겪으며 폐기됐다.

윤석열 정부 역시 플랫폼법 입법 추진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19일 공정위는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공식 발표하고, 올해 주요 업무 추진 계획 중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기까지 했다.

 

플랫폼법의 핵심은 일정 규모 이상의 시장 지배적 플랫폼을 사전에 지정하는 ‘지배적 사업자 사전지정’이다. 네이버, 카카오, 쿠팡, 배민, 구글, 애플 등이 규제 대상으로 거론된다. (사진=연합뉴스)
 

규제대상 사전에 점 찍는다?…업계 “과도한 규제”



이번 정부에서 추진하는 플랫폼법의 핵심은 일정 규모 이상의 시장 지배적 플랫폼을 사전에 지정하는 ‘지배적 사업자 사전지정’이다.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행위에 대한 조사와 심의를 마칠 때쯤에는 이미 해당 플랫폼이 시장을 독점화하기 때문에 특정 기업을 시장지배자로 지정해 사전에 규제하겠다는 의미. 국내 기업으로는 네이버, 카카오, 쿠팡, 배달의민족(배민) 등이, 해외 기업으로는 구글, 애플, 메타, 아마존 등이 규제 대상으로 거론된다.

국내 4대 플랫폼 기업인 ‘네카쿠배(네이버, 카카오, 쿠팡, 배달의민족)’는 당연히 반대하고 있다. 시행 중인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으로도 규제가 가능한데, 위법 행위가 발생하기도 전에 기업을 사전 지정해 규제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공정 경쟁을 환영할 것 같은 IT 스타트업들도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시장경쟁을 제한하면 혁신이 멈출 것이고, 대형 플랫폼 기업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줄어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과의 무역 분쟁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구글과 애플, 아마존 등의 기업을 규제 대상으로 지정할 경우 외교·통상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국상공회의소는 플랫폼법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또한, 공정위가 사전지정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아 혼란이 일었다. 지정 대상이 사업자인지 플랫폼인지 정확히 말하지 않았고, 매출과 시장 점유율, 사용자 수 등 지정 기준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그저 검토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한발 물러선 공정위, 결국 원점 재검토



논란이 커지자 결국 공정위는 플랫폼법을 재검토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지난 7일 공정위는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법안 세부 내용 발표를 미루고 추가적인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

이날 조홍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지정 제도를 포함해 다양한 대안을 열어 놓고 학계 전문가들과 충분히 검토해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며 “의견 수렴을 통해 법안 내용이 마련되면 조속히 공개해 다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학계·정치권의 반발과 관계 부처 간 이견으로 인해 혼란이 가중되자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가 최종 대안을 마련하고 입법을 재추진하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사전 지정제를 대체할 마땅한 대안이 나오기도 힘들고, 다수의 이해관계자와 소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해 12월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플랫폼 독과점 폐해를 줄일 수 있는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 제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잠시 ‘휴전’ 상황… 여전한 불확실성



플랫폼법 입법이 밀리면서 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정위가 플랫폼법을 폐기하는 일은 없다면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홍선 부위원장은 “사전 지정 제도를 폐기하는 건 아니”라며 “의견 수렴 과정에서 해당 이슈에 대해 세밀하게 더 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육성권 사무처장이 지난달 브리핑에서 “플랫폼법 제정이 늦어지면 공정위는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만큼 입법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쿠팡, 배민을 비롯한 주요 플랫폼 기업들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플랫폼법은 소비자 이익을 저해하고 소비자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입법 추진에 대해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해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NB뉴스=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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