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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크롬회화

주류 미술로 단색조 회화 일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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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대희기자 |  2009.03.21 14:21:47

▲서승원

모노크롬 회화란 1970년대의 주류 미술로서 백색, 흑색, 무채색 중심의 단색조 회화를 일컫는다. 모노크롬 회화는 일체의 형상과 이미지 묘사를 거부하고 회화의 가장 근원적 조건인 구조로서의 평면으로 환원했다. 형식주의 모더니즘 미술은 캔버스의 이차원성을 회화에서 유일하고 근원적인 조건으로 본다. 화면과 색의 균질화에 따른 평면화는 모노크롬 회화가 미적 모더니티를 성취했다는 평가의 기준이 됐다.

모노크롬 회화는 물질의 비물질화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여기서 비물질화란 ‘물질을 무(無)화된 구조로 이끌어나가는 정신성’을 의미한다. 서구의 미니멀 아트가 사물 그 자체로의 환원이라는 개념으로 나아갔다면 우리의 모노크롬 회화는 비물질화를 통한 정신적 차원을 추구했다.

평면이라는 회화의 근원 조건으로 환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신성으로 접근함으로써 단색화는 평면이라는 구조적 형식과 동양적 정신성이라는 내용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었다. 미니멀 경향의 국제적 조형성과 더불어서 한국의 독자적 미의식 창조라는 양면적인 과제를 동시에 만족시켰던 것이다. 형식과 내용에서 성취해낸 독자적 업적에 대한 해석은 한국적 모더니즘의 태동이라는 어휘로 기록됐다.

물질을 통해 물질을 극복하는 독특한 비물질화의 방법은 대표적으로 정상화의 작품을 통해서 감상할 수 있다. 불규칙하게 그은 선에서 발생한 수많은 사각형들을 덧칠하고 지우는 반복 행위를 통해 마티에르가 지닌 물질성을 화면에서 제거함으로써 비물질화의 독특한 방식을 확보하는 것이다. 김기린의 반복된 덧칠로 이루어진 단색화들 또한 안료가 안료를 제거해나감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물질성을 소거한 정신성의 경지에 도달한다고 설명된다.

박서보, 서승원, 김용익 등 백색 톤 모노크롬 회화는 한국적 미의식 및 한국적 정체성의 획득으로 의미 부여됐다. 백의 민족이나 조선의 백자를 연상시키는 백색은 정신성에 대한 표상이자 민족적 특질을 대표하는 강력한 기호로 내세워졌다. 백색은 단순한 빛깔 이상의 것으로 한민족의 정신을 표상하는 색이라는 것이다. 모노크롬 회화는 서구 조형미학을 수용하되 전통적 정서로서 정신성의 차원을 확보함으로써 그간의 우리 현대미술이 확보하지 못한 주체성과 미학의 세계적 보편성을 동시에 해결했다고 평가된다.

한편, 모노크롬 회화의 형식주의 미학은 순수 조형으로서의 예술 내적 조건에만 천착하여 사회적 산물로서의 미술의 기능을 배제하였다는 비판을 받는다.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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