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5.05.19 15:37:11
제21대 대통령선거를 불과 보름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국민의힘, 그리고 개혁신당. 민주노동당(의석순) 등 주요 정당 대통령 후보 4명이 참석하는 첫 TV 토론회가 많은 국민들의 기대감 속에 열렸다.
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18일 오후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경제 분야 TV 토론이 열렸다.
이날 TV 토론에서 민주당 이 후보는 “새로운 대한민국,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으며, 국민의힘 김 후보는 규제 완화와 일자리 창출을 앞세워 “경제 대통령”을 자처한 반면, 개혁신당 이 후보는 “이공계 출신 대통령”을, 민주노동당 권 후보는 “평등한 대한민국”을 각각 내세우는 등 각자의 정체성을 담은 모두발언으로 토론의 문을 열었다.
순서에 의해 먼저 등단한 국민의힘 김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저는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지금 우리나라 청년들 50만 명 이상이 그냥 쉬었다. 이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일을 하면서 결혼도 하고, 아기도 갖고,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김 후보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하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하며 규제를 혁파할 수 있도록, 규제 국가 위원회를 만들고 규제 혁신처를 만들어서 규제를 완전히 풀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노동당 권 후보는 “차별과 불평등에 맞서 싸워 수많은 목소리를 담아 이 자리에 섰다”며 “노동자, 농민, 자영업자,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그리고 이주민, 이들의 삶이 더 이상 밀려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권 후보는 “열심히 일해도 가난하고 갈수록 주변으로 밀려나는 이 불평등한 세상을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 불평등한 세상을 엎어야 한다”면서 “차별 없는 나라, 새로운 평등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개혁신당 이 후보는 “중국의 위협이 맹렬하다. 낙후했던 중국이 우리를 뒤쫓고, 어떤 분야에서는 우리를 앞질러 미래 성장 동력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사회주의 중국이 수리 공학자, 화학 공학자 같은 과학자들을 이공계 출신을 국가 지도자로 배출하면서 과학기술 경쟁에서 우리를 추월하는 사이, 우리는 법률가 출신 정치인들이 비상 계엄령을 선포하거나 아니면 본인을 방탄하기 위해서 불체포 특권을 악용하면서 국가 경쟁력을 끝없이 떨어뜨렸다”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민주당 이 후보를 동시에 겨냥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이번 대통령선거는 과거와 미래의 대결”이라며 “우리 대한민국이 낡은 질서를 허물고 압도적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민주당 이 후보는 이날 45주년을 맞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언급하면서 “1980년 5월의 광주는 2024년 12월에 대한민국을 구했다”면서 “그리고 희망을 새롭게 만들어내고 있다. 오늘의 이 내란을 극복하는 우리의 노력도 결국 다음 미래 세대들을 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 후보는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 미래를 결정하는 정말 중요한 선거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가 아니라 어떤 나라가 되느냐가 결정되는 순간”이라며 “유능한 국민의 일꾼, 유용한 도구를 뽑아 새로운 대한민국, 진짜 대한민국을 꼭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들 후보들은 이 같은 야심찬 모두발언과는 달리 토론이 ‘저성장 극복과 민생경제 활성화 방안’, ‘트럼프 시대의 통상 전략’, ‘국가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진행됐으나 사실상 총론 수준의 공약과 해법만을 제시했고, 토론은 쟁점을 제대로 짚지 못한 채 겉돌다가 신경전만 되풀이하다가 마무리됐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이 후보는 경제 활성화와 관련해 내수 진작을 위한 단기 대책으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장기 대책으로는 성장 동력 회복을 역설했고, 국민의힘 김 후보는 기업 일자리 창출과 이를 유도할 규제 완화, 소상공인 금융 지원 등을 제시했고, 개혁신당 이 후보는 경제 성장을 위한 생산성 향상과 지역 경제 현실에 맞는 최저 임금 자율 조정 등을 역설했다.
특히 경제 침체 현상을 두고는 비상계엄 사태 등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 민주당의 ‘입법·탄핵 폭주’ 탓으로 돌리는 등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민주당 이 후보가 국민의힘 김 후보를 상대로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데 대해 윤석열 정권의 주무 장관으로서 책임감이나 죄송함을 느끼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김 후보는 “매우 죄송하다”면서도 “이재명 후보의 책임도 매우 크다. 이 후보는 우리(국민의힘)가 뭐 하려고 하면 전부 반대를 한다”고 화살을 돌렸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민주당의 쟁점 법안 단독 처리, 한덕수 전 국무총리·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등 국무위원 탄핵을 지적하며 “그러니까 경제가 살아날 길이 없다. 대통령의 계엄에는 반대하지만 (민주당이) 이상한 법을 자꾸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이 후보는 “민주당이 뭘 막았다는 것인지 예를 들어보시라. 지난 3년간 민주당이 뭘 하려고 하면 정부가 다 반대했지, 정부가 하려는 것을 민주당이 막았던 기억은 별로 없다”고 반문하면서 현 정부가 한 미국과 통상협상에 대해 “무책임한 퍼주기로서 지금 정부 구성도 안 되는데 왜 이렇게 서두르나. 서두르면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국민의힘 김 후보와 개혁신당 이 후보는 민주당 이 후보를 상대로 과거 ‘셰셰’(중국말로 고맙습니다) 발언 등 대중국 외교관, 에너지 정책 공약을 소재로도 협공을 벌였으며, 뿐만 아니라 노란봉투법, 반도체특별법의 주52시간 예외 조항, 주 4.5일 등을 두고도 결론을 마무리 못한 채 언쟁만 일삼아 밤늦은 시간에 국민들을 피곤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