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김건희·순직해병 의혹을 수사할 검사, 판사, 군법무관 출신인 3대 특별검사들이 ‘3인 3색’으로 조금씩 다른 준비 양상을 보인 가운데 임명 5일 만인 17일 특검보 후보 추천 작업을 마무리하고 수사 준비를 본격화했다.
이들 세명의 특검을 보좌해 수사팀을 지휘·감독하는 역할을 맡을 특검보로는 내란 특검은 6명, 김건희·순직해병 특검은 각각 4명의 특검보를 두게 돼 있지만 세 특검이 각각 8명씩 요청한 후보자 가운데 내란·김건희 특검은 특검보 임명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5일 이내에, 순직해병 특검은 3일 이내에 대통령이 특검보를 임명해야 한다고 각 특검법은 규정돼 있어 이재명 대통령이 특검보를 임명하면 방대한 의혹을 수사할 3대 특검이 기본 진용을 갖추게 된다.
이에 조은석(사법연수원 19기) 내란 특검은 이날 대한변호사협회(변협)로부터 추천받은 박억수(연수원 29기)·김형수(연수원 30기)·윤태윤 변호사(변호사시험 2회) 등 여러 대상자를 검토해 특검보 후보자 8명에 대한 임명 요청안을 인사혁신처에 냈다고 밝혔다.
조 특검은 전날 대검찰청에 차장·부장검사(고검검사급) 9명 파견을 요청했으며, 특히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에서 실무를 지휘한 바 있는 김종우(연수원 33기) 서울남부지검 2차장 등 파견 검사들은 이날부터 곧바로 특검 업무 파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비롯해 명태균·건진법사 의혹 등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사건을 수사할 민중기(연수원 14기) 특검은 앞서 지난 15일 특검보 후보자 8인을 선정해 대통령실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이에 민 특검은 기자들과 만나 “빠른 시일 내에 임명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현재 아산병원에 입원 중인 김 여사를 어떻게 조사할지, 여러 의혹 가운데 무엇을 우선순위로 삼을지 등은 특검보가 임명되는 대로 회의를 거쳐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 특검은 “홍지항 인천지검 부천지청 총무과장(검찰 부이사관)을 특검팀 내 행정 사무와 지원 실무를 맡길 특검 지원단장으로 임명했다”며 “파견검사·수사관 명단도 특검보가 임명된 다음 관련 기관 방문을 거쳐 특정한다는 계획이며 변호사 특별수사관 채용을 위해 변협 등에 공고를 내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김 여사 대면조사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이뤄지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이명현(군법무관시험 9회·법무 9기) 특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 대통령실에 (특검보 요청안을) 제출해야 하지만 계속 검증 작업 중”이라며 “사안의 특성상 군법무관 출신들을 우선으로 후보자를 선정할 예정이며 검찰 등에 파견 인력을 요청하는 부분은) 특검보를 선정한 다음 상의해서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특검은 특검보 후보자에 군 사건을 다룬 경험이 있는 류관석(군법무시험 10회) 변호사와 이상윤 변호사를 포함해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 특검은 사무실 마련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조 특검은 “서울고검에 사무실 제공을 요청한 이후 필요한 부분을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민 특검은 “두 군데를 놓고 협의·임대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곧 정해질 것 같다”고 말했고 이 특검은 “서초동 쪽에서 특검 사무실을 계속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특검은 상당수가 수사기록과 영장 등 각종 작업의 효율을 위해 서초동 법조타운 인근 쪽에 사무실을 구했고 일부가 역삼동, 한남동 등 서초동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사무실을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정식 특검 사무실을 마련하기 앞서 민 특검과 이 특검은 자신의 서초동 변호사 사무실에서 특검 준비작업을 하고 있고,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은 조 특검은 서울동부지검에 사무공간을 마련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세 특검이 대체로 엇비슷한 수준으로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조금씩 다른 결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내 대표적 특수통 출신인 조 특검의 경우 검찰 내부 사정에 상대적으로 밝아 특검보에 앞서 실무진 검사들을 곧바로 지원 요청하는 바람에 수사 실무진 확보를 가장 빠르게 진행해 수사의 연속성을 위해 검찰 특별수사본부 구성원을 포함시킨 데 이어 특히 여러 기능별 다양한 경력을 갖춘 검사들로 이뤄졌다는 특징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업무를 직접 경험하지 않은 판사 출신인 민 특검은 우선 특검보 인선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검사 출신을 비롯한 특검보가 채워지면 조력을 받아 수사진 인선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군법무관으로 고등검찰부장, 합동참모본부 법무실장 등을 역임한 이 특검의 경우 군 조직을 대상으로 한 사건 성격상 조직 생리를 잘 아는 군법무관 출신을 중심으로 초반 인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세 특검은 특검보가 임명되면 각각 100∼200여명에 이르는 수사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으로 사건 쟁점을 파악하면서 수사 얼개를 짜는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