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영기자 |
2025.07.10 10:43:35
한국재료연구원(KIMS)은 에너지·환경재료연구본부 권정대 박사 연구팀이 저온 공정(90℃)에서도 결함이 적은 비정질 실리콘 광소자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특히 본 기술은 수소 희석률(수소와 실레인(SiH4) 가스의 비율)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공정으로 고온 공정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성능 유연 광소자(빛을 감지해 전기 신호로 바꿔주는 센서)를 제작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유연 광소자는 웨어러블 전자기기, 이미지 센서 등 차세대 전자소자의 핵심 부품으로, 가늘고 휘어지는 기판 위에 얇은 박막을 정밀하게 형성해야 한다. 이때 250℃ 이상의 고온 공정이 필수여서 열에 약한 유연 기판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고자 박막 소자 제작에 주로 사용되는 플라즈마 PECVD 공정 과정에서 가스유량조절기로 수소 희석률을 정밀하게 조절해 저온에서도 박막 품질을 균일하게 확보한 것이 핵심이다. 또한 수소 패시베이션 공법을 적용해 재료의 전기적 성능을 높이고 박막의 결함을 최소화했다. 그 결과, 공정 온도를 기존 대비 약 60% 이상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성능은 유지하면서 제작 비용은 현격히 줄인 유연 광소자를 만드는 성과를 거뒀다.
본 기술은 광소자의 박막을 깔끔하고 정확하게 형성하기 위한 희생층으로 포토레지스트(PR, Photoresist)를 활용했다. 포토레지스트는 열에 약한 유연 기판 위에도 안정적으로 박막을 증착할 수 있게 해주며, 이후 간단한 공정을 통해 쉽게 제거할 수 있어 전체 제작 과정을 더 간단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었다. 이를 통해 별도의 복잡한 플라즈마 식각 공정 없이도 고품질 광소자를 안정적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 본 연구성과의 장점이다.
연구팀은 본 기술을 통해 기존 고온 공정 기반 소자 대비 약 96%에 달하는 높은 광감응도(빛을 감지하고 반응하는 정도)를 구현했다. 또한 5mm 곡률 반경에서 2700회 이상 굽힘 시험을 진행한 결과, 성능 저하 없이 기계적 내구성과 안정성까지 입증했다. 따라서 웨어러블·플렉서블 전자소자 제작에도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책임자인 KIMS 권정대 책임연구원은 “본 기술은 수소 희석률 정밀 제어라는 아이디어를 통해 고온 공정 없이도 고품질 박막과 고성능 광소자를 제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라며 “이를 통해 웨어러블 전자기기, 이미지 센서, 광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성과 성능을 모두 갖춘 유연 광전자 소자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부경대 반운익 교수 연구팀과의 협력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재료·에너지 분야에서 권위 높은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icence, IF:14.3, 제1저자: 정예지 석사과정 학생연구원)’에 6월 23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