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대학교복음병원은 23일 오전 중앙로비에서 ‘호스피스 주간행사’를 열고 환자와 가족, 교직원뿐 아니라 병원을 찾은 시민들도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호스피스의 정의와 역할을 알리는 교육자료를 배포하고, 의료진과 완화의료센터 관계자들이 직접 참여한 질의응답 시간을 마련했다. 또한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한 경품 이벤트를 통해 호스피스에 대한 인식 제고와 사회적 공감대 확산에 기여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다양한 형태와 한계
입원형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전문 병동에 입원해 생애 말기 돌봄을 받을 수 있지만, 대상 질환이 말기 암으로 한정돼 있다. 또한 포괄수가제의 한계로 인해 제공되는 의학적 치료 역시 제한적이다.
자문형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일반 병동이나 외래에서도 생애 말기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제도로, 대상 질환이 말기 암뿐 아니라 말기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만성호흡부전, 만성간경화, 후천성면역결핍증 등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입원형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자원봉사자의 돌봄 서비스 제공에는 여전히 제약이 있다.
가정형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경우, 질환 범위는 자문형과 같지만, 입원형에서 받는 돌봄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하기 어려운 현실이 있다. 또한 낮은 수가로 인해 많은 의료기관이 참여를 주저한다. 소아청소년 완화의료는 24세 이하의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을 가진 환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하지만, 이 역시 서비스 체계와 수가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 높은 생애 말기 돌봄을 위한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점차 확산하고 있다. 2008년 19개소 282병상이던 호스피스 완화의료 기관은 현재 197개소 1700병상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돼 있으며 부산에는 단 8개의 전문기관만이 운영 중이다. 특히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전문기관은 올해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고신대복음병원이 최초로 지정돼 지역 의료의 중요한 전환점을 이뤘다.
따뜻한 돌봄의 현장, 고신대병원 완화의료센터
고신대병원은 1992년 호스피스 병동을 개소한 이후 꾸준히 호스피스 봉사자 교육을 이어왔으며, 2014년에는 부산지역 대학병원 중 최초로 호스피스 전용병동을 구축했다. 2015년부터는 부산 서구청과 협력해 저소득층 대상 완화 돌봄사업을 추진하며 지역사회와 함께해왔다.
이후 완화의료센터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문형 호스피스 시범사업에 선정돼 말기 환자들의 신체 증상 관리와 자문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가정형 호스피스 시범사업을 본격 시행해 의료진이 직접 환자 가정을 방문하는 돌봄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정원길 교수(완화의학과)는 가정형 호스피스 활동을 통해 말기 암 환자들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며, 환자 사후에도 보호자들로부터 깊은 감사의 인사를 받고 있다. 정 교수와 유가족 간의 따뜻한 관계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의료진의 헌신과 인간적인 돌봄이 만들어낸 감동적인 사례로 병원 안팎에서 회자되고 있다.
정원길 교수는 “질 높은 생애 말기 돌봄을 통해 환자가 주어진 삶을 끝까지 잘 살도록 돕는 것이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본질”이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호스피스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행사에서 최종순 병원장은 “영적인 케어와 함께 환자가 존엄하게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기독교 병원의 사명”이라며 “고신대병원은 앞으로도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완화의료센터 활성화를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호스피스 주간행사는 생의 마지막까지 품위를 지키는 의료의 본질을 다시금 일깨우며, 기독병원으로서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선도하는 리더의 역할을 보여주는 자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