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이 “화합 위해 잔여 임기만 맡겠다”
조계원 불출마로 경선 무산에 ‘자리 나눠먹기’ 논란 확산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 선출을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도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도당위원장 경선을 ‘분열’로 보는 일부 의원들의 시각이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목포 출신 재선의 김원이 국회의원은 지난 27일 입장문을 내고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은 민주주의의 가치와 서민 중심 정치를 실현해온 당의 뿌리이자 자부심”이라며 “지금은 단합과 공정한 지방선거 관리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도당위원장 선출을 둘러싼 경선이 기정사실화되면서 당내 경쟁이나 분열로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런 상황이 당의 화합과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재선 국회의원으로서 상반기 잔여 임기 동안만 도당위원장 역할을 맡겠다”며 “공정한 지방선거 관리와 도당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결단”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의 결정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김 의원이 앞서 해상풍력, RE100 산업단지, 전남권 의대 설립, 이차전지 산업 육성 등 지역 경제 현안을 강조해온 만큼 “정책 중심의 리더십을 보이기보다는 내년 지방선거 공천 관리에 무게를 둔 행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김 의원의 발표 직후, 초선인 여수시을 조계원 의원은 같은 날 불출마를 선언했다.
조 의원은 입장문에서 “전남도당의 화합과 단결,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위원장 선거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김원이 의원의 결단을 진심으로 존중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조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향후 도당위원장 승계 구도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
최정길 씨는 SNS에 “생전 처음 보는 전남도당 위원장 선거 이벤트”라며 “김원이 의원이 8개월 임기의 보궐 위원장을 맡겠다고 나서며 조계원 의원의 백기를 받아냈다”고 꼬집었다.
그는 “경선 자체를 피하려는 것은 결국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쥐려는 계산으로 보인다”며 “목포 민주당이 왕정시대 환관정치로 회귀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원이 의원은 SNS를 통해 “좋은 말씀도, 오해의 말씀도 있다”며 “직접 대화를 나눠보면 좋겠다”고 자신의 연락처를 공개하며 대답했다.
정가에서는 이번 전남도당위원장 선거를 두고 “내년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싼 당내 권력 재편의 전초전”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경선을 회피한 채 ‘합의 추대’를 명분으로 한 정치적 타협이 반복된다면, 도민 민심과의 괴리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은 오는 11월 2일 나주에서 전남도당 대회를 열고 위원장을 공식 선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