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6.01.23 14:33:25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이재명 정부 들어 첫 전국 단위 선거인 6· 3 지방선거를 불과 4개월여 앞두고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자신의 정치 운명이 좌우될 수 있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전격적으로 제안해 그 배경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대표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이라는 정계 개편의 신호탄을 쏜 이유는 지방선거 승리와 함께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두루 고려한 승부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내 의구심 어린 시선이 없지 않은 것은 물론, 당장 혁신당도 미지근한 반응을 보여 합당 추진 과정에서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정 대표는 22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정부의 성공, 지방선거 승리가 시대정신”이라고 전제하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추구하는 시대 정신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번 6.3 지방선거를 같이 치렀으면 좋겠다”라고 전격 합당을 제안했다.
이어 정 대표는 “저는 조국혁신당 창당 당시 ‘따로 또 같이’를 말했다. 22대 총선을 따로 치렀고 21대 대선을 같이 치렀다. 민주당은 윤석열 독재정권 심판 외쳤고, 조국혁신당은 ‘3년은 너무 길다’를 외쳤다”라며 “우리는 같이 윤석열 정권을 반대했고 12.3 비상계엄 내란을 같이 극복해왔으며, 이재명 정부 출범을 위한 대선을 같이 치렀다”라며 ‘합치자’를 거듭 제안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는 갑작스레 던져진 이번 합당론을 두고 내홍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민주당 소속으로 지방선거 채비를 꾸리던 주자들이 6·3 지방선거·재보선 등판설이 끊이지 않았던 조국 대표 행보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며 이번 합당론의 파장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아울러 이번 합당 추진을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와 연결 짓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정 대표가 자신의 공약인 ‘1인1표제’ 도입을 두고 8월 전당대회 연임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정 대표로서는 전국당원대회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의 등가성을 맞추는 ‘1인 1표제’를 강행하다 당내 반발에 직면하는 바람에 당대표로서의 리더십에도 균열이 생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다 ‘김병기·강선우 공천헌금 의혹’과 ‘통일교 특검’ 등 연이어 터진 악재는 여권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한 상황에서 ‘합당’은 정국을 반전시킬 카드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정 대표의 머릿속에는 6.3 지방선거에서의 승리가 절박하다. 그중에서도 정 대표가 가장 유심히 바라보는 전선은 민주당의 뿌리이자 정체성 그 자체인 호남이다. 호남은 정 대표가 취임 후 첫 현장 최고위원회를 전남 무안의 전남도당에서 열면서 “호남 없이는 민주당도 없다” “호남은 민주당의 심장이자 민주화의 성지”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민주당은 혁신당 후보에게 패해 정 대표 입장에서는 이 기초단체장 패배가 가장 아픈 대목이다.
선거를 앞둔 혁신당 조 대표로서도 당장 지방선거를 뛸 ‘인물’이 충분하지 않은 것은 물론, 선거에 필요한 인물, 조직, 자금 어느 것 하나 민주당에 밀리지 않는 게 없는 게 현실에서 합당은 고려할 만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혁신당 내부에서는 오랫동안 민주당과의 합당을 원하는 ‘합당파’와 민주당과는 별도로 자강을 해야 한다는 ‘자강파’ 사이의 논쟁과 갈등이 이어져 오다가 조 대표의 출소 이후 다시금 자강파가 힘을 얻는 듯했으나 성비위 사태 이후 팽팽하던 구도 속에 점점 내부적으로 합당을 거론하는 이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 소식에 능통한 한 정치평론가는 23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청래 대표의 제안은 전혀 손해 볼 게 없는 수”라며 “합당이 성사되면 거대 연합정당의 수장으로서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 명분을 확보하게 되고, 이는 당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실히 쥘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분석했다.
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제 늦은 오후 정 대표를 만나 오늘의 발표 내용을 전달받았다. 갑작스럽지만 정 대표 제안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기에 최고위원들과 함께 숙고했다”며 “정 대표가 합당을 제안했으나 (정 대표가) 제안을 하고 제가 답변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공당의 절차에 따라 논의하는 게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대표는 “국민의 마음과 뜻이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논의하고 결정할 것”이라면서 정 대표가 합당의 명분으로 ‘이재명 정부 성공’과 ‘지방선거 승리’ 등을 거론한 것에 대해 “이재명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이라는 목표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혁신당과 민주당은 일관되게 그 길을 함께 가고 있다”고 동의했다.
한편 청와대 홍익표 정무수석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논의와 관련해 “정 대표로부터 공식 발표 이전에 관련 내용에 대해 미리 연락을 받았다”면서 “양당의 통합은 이 대통령의 평소 지론으로 양당 간 논의가 잘 진행되기를 (기대하며) 지켜보겠다”고 밝혀 174석의 ‘슈퍼 거여(巨與)’가 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