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특정 브랜드 높은 의존도 ‘부메랑’
기술력으로 차별화…글로벌 영토 확장 ‘속도’
인디 브랜드의 거센 도전 직면…여전한 난제
[내예기]는 ‘내일을 예비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시계제로에 놓인 경제상황에서 차근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다룹니다. 그 진행 과정을 만나보시죠. 이번에는 국내 화장품 업계 전통 강자로서 올해 재도약을 노리는 LG생활건강 이야기입니다. <편집자주>
국내 뷰티업계 전통 강자인 LG생활건강이 올해를 성장의 해로 만들기 위해 사업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K-뷰티 바람을 타고 2021년 글로벌 시장에서 최대 실적을 거둔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선임된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인 이선주 대표 중심으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 6조 3555억원, 영업이익 1707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대비 각각 6.7%, 62.8%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손실은 85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화장품 분야가 9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이 실적 악화의 주 원인이다. 여기에다 브랜드 건전성 제고를 위한 유통채널 재정비와 4분기 희망퇴직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
화장품 사업은 중국시장과 대표 프리미엄 브랜드 ‘더후’ 의존도가 높았던 점이 부메랑이 됐다는 분석이다. 화장품 사업 내 더후 매출 비중은 약 50%에 이른다.
한때 황제주로 불리던 LG생활건강 주가도 맥을 못추고 있다. LG생활건강 주가는 지난 5년간 하락세가 이어졌고 시가총액은 4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LG생활건강은 핵심 브랜드 육성과 글로벌 대표 커머스 채널 공략으로 올해를 턴어라운드의 원년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피부, 두피 건강, 치아 미백 등 다양한 분야별 연구개발(R&D)에 집중해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 기술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LG생활건강은 매년 1500억원 이상 R&D 비용을 투입 중이며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연구거점까지 최대규모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하이테크 뷰티 케어 트렌드에 발맞춰 LG그룹 AI ‘엑사원’ 연계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조직개편을 통한 경영효율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작년 12월 기존 2개 사업부를 ▲럭셔리 뷰티 ▲더마·컨템포러리 ▲크로스 카테고리 ▲네오 뷰티 ▲HDB의 5개 사업부로 세분화했다. 회사 측은 “브랜드 중심 사업조직 개편과 고객경험 혁신에 대한 집중 투자로 임팩트 있는 히어로 제품의 개발과 마케팅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네오 뷰티 부문에 소속된 두피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와 구강케어 브랜드 ‘유시몰’은 북미, 일본 등 해외시장을 공략할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서 승부수 띄워
궁중 럭셔리 브랜드 ‘더후’는 중국과 함께 북미, 유럽 등 글로벌 공략을 가속화한다. 더후는 올해 국내 뷰티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광군제 판매 순위 TOP 10에 올랐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지속할 계획이다. 북미·유럽시장은 유럽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인 ‘ISE 2026’ 행사 등 각종 전시회 참가를 통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미국시장은 닥터그루트, CNP, 빌리프 등 핵심 브랜드들이 지난해 대표 유통채널에 입점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닥터그루트는 지난해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북미 코스트코 682개 전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했고, 지난 2월 세포라 공식 온라인몰에 입점했다. 오는 8월에는 미국 전역의 400여 개 세포라 매장에서 제품을 선보인다. CNP와 빌리프는 미국 최대 화장품 유통업체 ‘얼타뷰티’에 입점했고, 더페이스샵(TFS) 역시 지난해 하반기 미국 대형마트 체인 ‘타겟’ 1800여 개 매장에 입점해 판매를 시작했다.
색조 화장품이 인기인 일본시장은 프레스티지 메이크업 브랜드 VDL과 CNP를 중심으로 시장 확장을 추진 중이다. VDL은 올해 도심형 드럭스토어 4000곳 이상 입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일본 내 코스트코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오랄케어 브랜드 ‘유시몰’은 올해 두자릿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VDL과 유시몰의 성장세가 돋보이는 동남아시아 시장은 틱톡샵 등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국가별 특화 브랜드를 정착시키는 것이 목표다. EMEA(유럽·서아시아·아프리카)에서는 유시몰 브랜드의 인지도를 확고히 하고, 빌리프 진출을 적극 추진하며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처럼 LG생활건강은 2026년을 ‘성장 전환의 해’로 선포하고 대대적인 사업재편과 R&D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인디 브랜드의 거센 도전과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결국 얼마나 빠르게 ‘체질 개선’에 성공하느냐가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 측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강도 높은 사업구조 개편을 이어간다”며 “초격차 기술력으로 타 업체와 차별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CNB뉴스=김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