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절반 가량이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이 17일 밝힌 ‘국내기업의 위기관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300개 제조업체 중 45.2%에 해당하는 기업이 “존폐위기를 겪은 적이 있다”고 응답해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해당 기업들은 위기의 원인으로 ‘최고 경영진 사망·임직원 비리·적대적 M&A 등 경영상 문제’(32.2%)·‘생산제품의 하자’(19.9%)·‘노사문제’(13.0%) 등을 꼽았다. 이밖에 ‘이해관계자간 갈등’(11.6%)·‘인위적 환경재해’(8.9%)·‘언론’(8.9%)·‘자연재해’(5.5%)등을 들었다.
이같은 위기상황에 기업들은 위기관리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위기관리가 필요한가’라는 물음에 응답기업 88.8%가 ‘그렇다’(‘매우 그렇다’20.8%), ‘그렇다’(68.0%)고 응답했다.
반면 ‘보통이다’(4.8%)·‘아니다’(5.6%)·‘전혀 아니다’(0.8%)에 그쳤다. 그러나 기업들이 위기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실행하는데는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지적한 어려움으로 ‘위기관리에 대한 낮은 인식’(37.6%)·‘신속대응할 수 있는 교육과 훈련부족’(25.6%)·‘문제가 없다’(3.6%)등이 언급됐다.
■ 위기관리 전담부서 보유기업은 5.7% 그쳐
위기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담당부서로는 ‘기획부서’(29.9%), ‘홍보부서’(21.3%)가 가장 많았고 ‘특별한 부서가 없다’는 응답도 24.1%나 됐다. 또, 자체적으로 ‘위기관리 전담부서를 두고 있다’는 기업은 5.7%에 그쳤다.
위기관리 극복을 위한 매뉴얼 보유와 관련해서는 ‘보유하고 있다’(44.4%),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기업은 55.6%의 비율을 보여 상당수의 기업들이 위기상황에 대비한 근본적인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위기상황에 부딪혔을 때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관리해 사건이 위기로 발전하는 것을 막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는 응답이 94.4%나 됐다.
한편, 기업들은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커뮤니케이션 대상으로 ‘고객’(43.1%)·‘언론’(19.9%)·‘정부 유관기관’(14.8%)·‘시민단체’(6.5%) 순으로 꼽았다.
또, 기업들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위기증폭의 차단’(16.6%)등 단기적 효과보다는 ‘외부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신뢰회복’(36.0%), ‘실추된 기업 이미지 회복’(29.6%) 등의 장기적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