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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면 비대면⑩] 손가락으로 미술관 거닐다…LG전자·KT&G ‘온라인 전시회’ 감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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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1.05.08 10:52:12

가상세계서 펼쳐지는 진짜 같은 체험
미술관·식물원으로 탈바꿈한 가상공간
마우스로 점선 찍으며 작품 가치 느껴

 

 

코로나 시대에는 마우스와 키보드 조작만으로 전시회 관람이 가능하다. 실재하는 전시장처럼 온라인에서 구현하거나(LG 시그니처 아트갤러리), 현재 오프라인에서 진행 중인 전시회를 홈페이지에서 똑같이 볼 수 있게 한 전시(KT&G의 '그림 같은 집')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별 많은 밤 지구를 걷다>가 진행 중인 ‘LG 시그니처 아트갤러리’ 갈무리)

직접 가는 것이 안 되면 방법은 하나다. 비대면이다. 얼굴 마주 않곤 아무 일도 못할 줄 알았다. 코로나 이전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비대면의 지평은 생각보다 깊고 넓었다. 영화 인터스텔라 대사처럼 “늘 그랬듯이, 답을 찾아”가며 얻어낸 성과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이에 CNB가 달라진 산업 패러다임을 분야별로 소개하고 있다. 이번 편은 LG전자와 KT&G(케이티앤지)의 온라인 전시회 이야기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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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으로 걷는다. 마우스로 찍거나 키보드의 화살표를 누르는 행위가 걸음이다. 최근 잇따르는 가상 공간 속 전시회에선 손짓만으로 관람이 이뤄진다. 실제 전시장이나 가상의 갤러리를 IT 기술로 외부에 있는 관람객과 연결해주는 것인데, 상당히 사실적이다. 그래서 지나친 몰입 없이도 실제 현장을 찾은 듯한 경험의 영역에 도달할 수 있다. 지난 5일 노트북을 켜고 아무도 없는 한갓진 두 전시장을 활보해봤다. 마스크는 벗어 던진 채.
 

 


가상과 실재는 한 뼘 차



LG전자가 만든 홈페이지에서 ‘기획 전시관 입장하기’를 누르자 심연(深淵)으로 거침없이 빨려 들어갔다. 짧은 암연(暗然)의 터널을 지나자 비로소 전시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과정까지가 수동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능동이어야 한다. 신세계를 향해 탐험하는 게임처럼 버튼을 조작해 공간을 활보하며 관람해야 한다.

다양한 장르의 작가 5인(한승구·김창영·이은·이상권·이경민)이 참여한 전시 <별 많은 밤 지구를 걷다>가 진행 중인 ‘LG 시그니처 아트갤러리’는 태생적으로 온라인에 맞춰 구축됐다. 가상의 공간이지만 실재하는 것처럼 구현했다.

작품을 보기에 앞서 벽면으로 시선을 옮기면 낯익은 기호들이 눈에 들어온다. 여느 미술관에나 있는, 관람을 돕는 기능들이다. 헤드폰 마크를 누르면 작가의 육성이 담긴 오디오 가이드가 실행되고, 재생버튼을 찍으면 작가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흘러나온다. 듣고 볼 수 있는 도슨트 프로그램인 셈이다. 세심한 것은 손바닥 문양으로, 이 모든 음성을 수어로 보여준다.

전시장은 모두 다섯 곳이다. 다섯 작가에게 각 공간을 할애했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한 각 작가의 고민이 설치, 회화 등에 담겨 나왔다. 저마다의 전시 영역에서는 각기 다른 음악이 나온다. 의도적으로 큐레이팅한 것이다.

예컨대, 바닥부터 천장까지 사방에 페인트가 흩뿌려진 듯해 눈을 산란하게 만드는 이상권 작가의 ‘Silver& White Landscape’에선 몽환적인 파장이 전해진다. 다른 전시 공간에서도 마찬가지로 작품과 음악은 적절하게 짝을 이룬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 천천히 눌리는 피아노 건반의 선율 같은 청각적 요소가 더해지면서 완상의 깊이를 더한다.

바닥에 표시된 하얀 점선이 최적의 관람 포인트다. 이곳을 클릭하면 작품을 한눈에 담을 수 있게 비춰준다. 가령 김창영 작가의 ‘역대 길었던 장마’는 372×1131cm에 이르는 대작이다. 전시장의 규모가 어지간히 크지 않다면 시선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봐야 할 것이다. 마치 퍼즐을 맞추듯 부분 부분을 따로 보고 전체를 이해하듯이. 마우스로 점선을 찍으면 꼭 알맞은 눈높이에 작품을 대준다. 실제 전시장에선 불가능한 일. 기술이 시야를 넓혀주는 것이다. 전시는 다음달 16일까지.
 

바닥에 하얗게 표시된 부분을 찍으면 최적의 관람 포인트로 이동한다. 벽에 적힌 작품 해설이나 실제 작품을 적절한 눈높이에서 한눈에 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 사진은 ‘LG 시그니처 아트갤러리’의 1전시장과 5전시장 모습.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 지워



KT&G가 주최하는 기획전 ‘그림 같은 집’이 열리는 곳은 두 군데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상상마당 홍대와 홈페이지다. 둘의 명확한 차이는 시간 제약의 유무다. 오프라인은 오후 6시 30분까지 입장해야 볼 수 있으며 월요일에는 심지어 문을 닫는다. 반면 온라인은 언제든 찾아 관람할 수 있다.

KT&G 측은 “코로나19로 직접 방문이 어려운 관람객들을 위해 온라인 전시 관람 서비스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접속하면 실제 전시장 입구가 뜬다. 여기서부터 자유 관람이다. 바닥에 뜨는 반짝이는 네모 박스를 하나씩 따라 누르면 벽에 적힌 작품 설명이나 실제 작품 앞으로 관람객을 데려다 놓는다. 화살표 표시를 누르는 것으로도 이동이 가능하다.

‘다양한 홈 인테리어 방법을 소개한다’는 취지로 진행되는 만큼 전시장은 여러 집안의 꼴이 모인 것처럼 꾸며졌다. 주방, 거실, 방 등을 다양한 가구의 조합으로 만들어서 선보이는 것이 기본 토대. 여기에 부가적인 요소들을 더했다.

전시는 두 개층에서 열린다. 5층의 백미는 벽에 걸린 그림과 설치작 등 예술품인데, 전시회로써는 이례적으로 판매도 한다. 요즘 집 꾸미기에서 각광받는 것 중 하나가 집안을 미술관으로 만들기인 점을 감안하면 실용적이다. 그림 옆 ‘+’ 기호를 누르면 작가와 작품 정보가 뜨니 참고하면 된다.

4층은 요즘 유행하는 플랜테리어(Plant와 Interior의 합성어)에 방점이 찍힌다. 클릭을 통한 이동으로 식물원과 거주공간이 조화를 이룬 전시 공간들로 유람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KT&G 상상마당 홍대에서 진행 중인 기획전 '그림 같은 집'은 온라인에서도 볼 수 있다. 실제 전시장을 그대로 옮겼기 때문에 상당히 사실적이다. 이 안에서 몇 번의 클릭만으로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상상마당 홈페이지 갈무리)

 

두 전시의 공통점은 사실성을 극대화했다는 것이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불필요할 수도 있는 요소까지 전부 담았다.

미술계 한 관계자는 CNB에 “실제 전시회장에서 안내 직원이 잠깐 앉아 쉬는 의자도 똑같이 배치한(LG 시그너치 갤러리) 섬세함에 놀랐다”며 “층계를 오르내리며 관람해야 하는 사실조차 똑같이 만들어(KT&G 상상마당) 더욱 생생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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