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양판점 베스트바이가 팔고 있는 249.99달러짜리 삼성 넷북. 국내에서 아무리 싸게 사도 46만원 이상을 줘야 한다.
▲미국의 대형 양판점 베스트바이가 팔고 있는 249.99달러짜리 삼성 넷북.
‘통큰넷북’이 화제인지라, 국내 넷북 값과 미국 넷북 값을 비교하다가 “어렵쇼?”란 말이 입에서 튀어나왔다.
미국의 최대 가전 양판점인 베스트바이(bestbuy.com)의 웹사이트에 249.99달러짜리 삼성넷북이 버젓이 올라와 있는 게 아닌가? 250달러라면 롯데마트가 내놨다는 ‘통큰넷북’의 29만8000원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 아닌가?
사양을 보니 롯데마트의 ‘한국 통큰넷북’보다 미국의 ‘삼성 통큰넷북’이 더 좋다. 하드디스크가 롯데 통큰넷북은 160GB인데 미국인에게만 파는 ‘삼성통큰’은 정말 통크게 250GB나 된다.
CPU도 롯데통큰은 데스크탑 컴퓨터에 쓰는(당연히 전력 소모가 더 많겠죠?) 인텔 아톰 D410을 썼는데, 삼성통큰은 노트북 용으로 전력소모가 적은 인텔 아톰 N450을 썼다.
삼성 넷북을 한국으로 수입해도 더 싼 요지경 가격
미국에는 ‘삼성 통큰넷북’이 있지만 한국에서도 그럴까? 아니다.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동일 모델을 찾아보니 아무리 인터넷 쇼핑을 통해 싸게 사도 50만원 이상이었다.
미국에선 베스트바이란 엄청나게 큰 양판점을 통해 팔면서도(당연히 양판점이 제공하는 수리 서비스도 있고) 20만원대인데, 왜 한국에서는 인터넷을 통해서 사도 50만원을 넘는지? 한국에서만 통하는 ‘대기업이 정하는 요지경 물가’가 또 하나 확인된 셈이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벌써 똑똑한 소비자들은 한국과 미국의 가격비교까지 해 인터넷에 소개해 놨다. ‘해외에서 판매하는 물건을 뽐뿌하는(사도록 부추키는) 곳’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웹사이트 ppomppu.co.kr에서다.
이 웹사이트는 미국의 베스트바이가 판매하는 ‘삼성 넷북 N150-JPB2’ 모델의 250달러 가격을 소개하면서, 국내 최저는 인터넷판매가 46만3천원이라고 지난 11월29일 소개했다.
이런 소개가 나가자 네티즌들은 “헐… 이거 가격이 굉장히 좋네요”(아이디 웃는달) “워런티(수리보증)만 된다면 대략 10만원 정도 아끼는건가용… 괜찮네요!”(아이디 요요맛레몬에이드) “배송비까지 해도 국내보다 싸네요!”(아이디 뽀나나♡) 등의 댓글을 올렸다.
한국에서 만들고 미국으로 수출했는데, 태평양을 건너오는 배송비까지 포함해도 한국에서보다 더 싼 이 요지경 가격을 도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를 노릇이다.
한국 소비자는 영원한 '봉'이런가?
미국 시민들은 ‘삼성 통큰넷북’을 쓰셔야 하지만, 국내의 서민들에게는 절대로 ‘통큰값’을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입장인지, 아니면 대기업이 유통망까지 완전히 장악한 한국에서는 달리 살 도리가 없으므로 비싼 값에 쓰려면 쓰고 싫으면 말라는 배짱인지, 알 길이 없다.
한국의 대기업들이 국내에서는 폭리를 취하고 미국에서는 값싸게 파는 현상은 벌써 수십년이 넘었다. 이런 현상에 대해 미국의 경제지 월스트릿저널은 “한국에서 만드는 핸드폰을 한국 사람들이 가장 비싸게 쓴다”고 여러 차례 꼬집었다. 한국 대기업들이 볼 때 한국인들은 정년 영원한 봉이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