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아들이 어머니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소송을 벌이는 일이 벌어졌다. 변호사 측은 이번 송사는 사실상 법인 대 법인간의 소송이지 어머니와 아들간의 재산다툼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통일교 문선명(91) 총재의 3남 현진(42) 씨가 운영하는 그룹 계열사가 회삿돈이 어머니 한학자(68) 씨가 대표로 있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선교회(통일교 선교회)에 무단 송금됐다며 ,부당 이득금 반환 소송을 냈다.
2일 서울서부지법에 따르면 현진 씨가 운영하는 그룹 UCI의 계열사 워싱턴타임스항공(WTA)은 어머니 한 씨가 대표로 있는 재단법인 통일교 선교회를 상대로 부당이익금 238억7500만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지난 1월 제기했다.
WTA 측은 소장에서 "WTA의 대표이사로 있던 주동문 씨가 2009년 10월 해임된 이후 그 다음 달에 총 238억7500만원을 통일교 선교회 측 계좌로 무단 송금했다"며 "통일교 선교회 측이 이를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장은 또한 "송금된 돈은 원래 WTA 소유의 회사 자금으로 한국 내 WTA 통장에 보관돼 있었다"며 "주 씨는 WTA에서 그런 막대한 자금을 송금할 권한이 없었을 뿐더러 이미 해임된 상태였는데 선교회 통장으로 송금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통일교 선교회 측은 "WTA가 선교회에 이자 연 6%, 변제기 1년 후로 정해서 돈을 대여해 준 것"이라고 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WTA 측은 2009년 서부지법에 238억7500만원에 대한 가압류 신청을 내 인용 결정을 받았으며 이번에 추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고 법원이 전했다.
그러나 내막은 보다 복잡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교 관계자들은 모자간의 송사가 사실은 현진 씨가 주 전 대표에게 부당 이득금을 내놓으라는 것이 진실일 수 있다고 전했다. 주 전 대표가 한 여사한테 송금을 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현진 씨는 이 돈을 주 전 대표가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분명히 해 책임소재를 가리고 싶은 것이 현진 씨 측의 의도일 가능성이 높다고 통일교 관계자들은 말했다.
이번 통일교 모자 간의 재산 다툼은 몇 년 전 통일교의 ‘왕자의 난’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선명 총재의 아들들은 문 총재의 후계 문제를 둘러싸고 피나는 싸움을 벌였다. 그 결과 한 여사를 지근거리에서 보필하고 그동안 통일교의 실세로 군림해온 곽 정환 씨가 장인의 후광을 얻어 미국에 있는 통일교 재산의 대부분과 한국의 이번 WTC, 여의도 부지개발회사, 고속터미널에 있는 매리어트 호텔 등을 차지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과정에서 당시 워싱턴타임스 사장으로 재직 중이던 주 전 대표가 해임됐고 그 후 WTC 사장을 맡으면서 미국에서 통일교 돈 거액을 가져와 이 항공회사에 투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진 씨는 이 돈이 어떻게 쓰였는가에 의문을 품고 어머니를 상대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사실상 주 전 대표를 겨냥해 소송을 한 것 같다고 통일교 관계자들은 전했다.
첫 재판은 지난달 20일 열렸고 WTA 측은 법무법인 세종, 통일교 선교회 측은 법무법인 지안의 대표 변호사가 소송 대리를 맡았다.
한편 WTA 측은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이 소송은 WTA가 통일교 선교회를 상대로 한화 160억 원과 미화 700만 달러의 반환을 구하려고 낸 것으로 법인 대 법인의 소송이지 3남이 어머니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