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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카스는 이제 진짜 피로회복제가 아니다?

“박카스D는 약국에서 팔고 슈퍼에선 ‘효능 절반’ 박카스F만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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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초원기자 |  2011.08.19 18:14:50

▲7년 전 단종된

“진짜 피로회복제는 약국에만 있습니다.”

광고는 중단됐지만, 동아제약은 수년째 강조해온 이 문구를 포기하기가 참 싫었나 보다.

18일 동아제약에은 박카스D는 결국 약국에서만 판매한다고 밝혔다. 대신 슈퍼 및 편의점에는 지난 2005년 단종된 ‘박카스F’를 다시 부활시켜 공급하기로 했다. 이제부터 박카스는 약국용과 슈퍼용, 2가지로 나뉘는 셈이다.

그렇다면 새롭게 리뉴얼돼 나온다는 박카스F는 어떤 제품인가. 회사 측은 “박카스D보다 용량을 20ml 늘렸고, 소화기와 심장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인 카르니틴을 넣었다. 청량감도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차이점 한 가지가 있다. 타우린(자양강장제를 만드는 핵심 성분)을 박카스D의 절반으로 줄였다는 것이다.


약국 안 가는 소비자는 7년 지난 구제품이나 마셔라?

이는 박카스D의 제품명에서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박카스D의 알파벳 ‘D’는 ‘Double’의 약자로, 기존의 박카스F 보다 타우린이 2배 높고 효능도 2배 뛰어나다는 뜻을 담고 있다.

결국 ‘업그레이드 버전 박카스’는 약국 몫으로, 단종된 지 햇수로 7년째이 지난 ‘구닥다리 박카스’는 슈퍼 몫으로 돌아가게 된 셈이다.

19일 회사 측은 이렇게 된 이유에 대해 “이해 당사자들 간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동아제약은 그간 정부와 약사 사이에서 눈치보기를 지속해왔다. 정부는 약국 외 약판매의 상징적 조치로 박카스D를 꼭 슈퍼에서도 팔아야 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반면 약사들은 그간 독점 판매해온 박카스D 판매를 다른 유통채널에 뺏기게 된 현실을 분해 했다.

동아제약 측은 정부의 뜻에 따라 박카스의 슈퍼 판매를 시작하는 듯한 포즈를 취했지만, 약사 측의 눈초리는 사나웠다. 특히 할인 경쟁을 벌이는 대형마트 쪽으로 박카스D가 유통되면 약국은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어, 약사 입장에서는 매출 감소가 눈앞에 보이는 상황이었다.


겉핑계는 "대형마켓에 가격경쟁에 뒤지기 때문"이라지만…

동아제약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물량을 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어 단가를 낮추기 쉽고, 따라서 동네약국은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격 경쟁에서 오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제품을 2가지로 나눴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동네슈퍼 또한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불리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결정은 철저히 약사 측의 손을 들어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유통채널별 가격 편차’를 줄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약국에 불리해지는 현상'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의 선택권’은 동아제약에겐 논외인 듯하다. 애초에 박카스D의 슈퍼 판매가 허용된 취지를 생각해 보면 더욱 그렇다. 슈퍼 약 판매의 근본 취지는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언제 어디서든 소비자가 원할 때 해당 약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아제약의 꼼수 탓에 '진짜 피로회복제'는 여전히 약국에만 있고, 소비자는 '반칙'을 당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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