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그래피티 작가 KAY2(구헌주)의 작업.(사진=부산 청년문화수도 사무국 제공)
지역문화예술기획지원사업으로 선정된 부산 청년문화수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그래피티 부산2012'의 블고버스터 그래피티 작업이 8월 29일 완료된다.
이번 '그래피티 부산2012'는 대표적인 현대미술의 명확한 한 축으로 독자적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그래피티를 부산 지역의 대표자산인 해변과 결합시키는 프로젝트 작업이다. 그래피티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전환 계기를 형성하고 어떤 그림을 어디에서 어떻게 진행하는 가에 대한 과정상의 의미까지 놓치지 않기 위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그래피티 부산2012'는 도심과 해변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광안리 두 곳에서 진행됐다. 먼저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걸쳐 경이로운 구상작업을 해 온 독일의 그래피티 작가 ECB의 작품이 약 56m 높이의 부산 민락어민활어장 주차건물 벽면에 그려졌다.
이번 작업에는 작가가 늘 그러하듯 낯선 곳에서 조우하는 새로운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 희망과 역경 사이에서 표출되는 특정한 아우라에 주목했다. 그는 "역경이 없으면 삶의 의지도 없다"라는 한글로 작품을 마무리 했다.
사람들 사이에 이야기를 던져내고 도시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삶에 스며드는 작업을 진행하느 것으로 유명한 부산의 그래피티 작가 KAY2(구헌주)의 작업도 광남 초등학교 옆 수영구청 축대에 펼쳐진다. KAY2는 초등학교 옆이라는 장소 특정성을 고려하여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으면서 어른들에게까지 메시지를 전하는 작업을 구상했다.
대형으로 작업되는 어린이가 들고 있는 돋보기는 그림 밑을 지나는 사람들을 아이가 관찰하는 형태로 보여지며, 이는 아이들이 어른들의 모습을 관찰하며 성장한다는 것을 상징한다.
'그래피티 부산 2012'은 해외에서도 주목하던 부산의 대표 그래피티 명소인 부산대 인근 온천천변 그래피티가 하천 재개발 공사로 안타깝게 사라진 뒤, 미미해진 그래피티지역으로서의 부산 이미지를 이어갈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랜드마크형 블록버스터작업이다.
이번 활동을 통해 부산을 국내외 많은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에게 작업 활동이 용이한 장소로서의 이미지 쇄신과 더불어, 대형 작업뿐 아니라 우리 생활 눈높이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지역 작가들의 기존 활동에도 힘을 실어주는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