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북이형자물쇠, 조선후기, 철, 8x4x21cm.
백화점 갤러리에 조선시대 열쇠패와 자물쇠, 빗장 등에서 발견되는 우리 문화의 특별한 아름다움과 정신을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세계갤러리가 9월 13일부터 11월 4일까지 진행하는 '복을 담고 행운을 열다'전을 통해서다. 이번 전시는 신세계갤러리가 지난 1969년 '조선왕실유품전'을 시작으로 우리 고시물을 조명하는 전시를 통해 우리 조상의 멋과 품위가 담긴 생활공예품 전시의 일환이다.
이번 전시에는 우리만의 화려하고 독특한 생활공예품인 열쇠패와 함께 다양한 장식, 의례의 의미를 담은 여러 문양과 형태의 자물쇠와 빗장 60여 점이 전시된다.
열쇠패란 일종의 열쇠고리로, 조선시대, 교환 목적의 화폐가 아닌 일종의 기념화로서 왕실이나 사대부들의 패물이나 애장품으로 사용되었던 별전(別錢)을 이용한 공예품이다. 별전은 중국과 일본에서도 만들어졌지만 이를 엮어 열쇠패로 만든 것은 우리나라만이다.
허난설헌의 시에서처럼 열쇠패는 사대부에서 혼례 때 사용했던 귀중한 예물이다. 원래의 목적은 열쇠꾸러미를 달아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함이었지만, 혼수로 사용되던 열쇠패는 그 목적에 따라 별전을 비단으로 엮고, 매듭, 술, 귀불(貴彿) 주머니 등을 달아 화려하게 장식했다.
왕실 혹은 지체 높은 집안의 주문에 의해 제작된 사대부와 부잣집의 혼수품으로 소량 제작되었기에 지금까지 남아 있는 잔존 수량은 1000개 미만일 것으로 알려졌다.
열쇠패와 함께 선보이는 자물쇠외 열쇠, 나무문의 잠금장치인 빗장은 그 실용적인 목적과 함께 전승된 다양한 교훈과 기복의 의미를 담은 형태와 문양을 새겨 당대의 독특한 미적 감각과 더불어 생활과 일사에 밀착했던 오랜 철학과 신앙을 발견할 수 있다.
쇳대박물관 소장품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11월 4일까지 신세계 본점에서 진행되며, 오는 1월 7일까지 신세계갤러리 인천점과 광주점을 순회한다.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