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브래드 피트의 ‘월드워Z’가 베일을 벗었다.
‘월드워Z’는 변종인류가 된 존재들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운데, 감염의 근본 원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UN 소속 조사원 제리(브래드 피트 분)의 이야기를 다룬다. 변종인류들은 일종의 ‘좀비’로 구분된다.
원작은 맥스 브룩스의 소설 ‘World War Z’로, 이 영화의 판권을 두고 브래드 피트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경쟁을 벌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결국 브래드 피트가 주연은 물론 제작까지 꿰찼다.
영화는 느슨한 전개 없이 초반에 바로 좀비들의 존재를 알린다. 평소대로 아침에 아이들을 데려다주던 제리는 좀비들을 목격하고, 도시는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제리는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복직한 뒤 좀비가 탄생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를 밝히기 위해 나선다.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존재로 제리를 부각시키며 마치 그를 수퍼 히어로로 부각시키는 점은 여타 재난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포맷이라 식상하지만 제리가 조사를 이어가는 과정엔 여러 긴장 요소가 존재해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일단 ‘월드워Z’에 등장하는 일반적인 좀비 영화에 등장하는 여타 좀비들처럼 느릿느릿 걷지 않는다. 오히려 일반인들보다 민첩하고 빠르게 움직이며, 특히 소리에 민감하다. 이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제리의 모습에서 행여 조그만 소리라도 날까 같이 긴장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긴장감 속에서도 웃음이 터져 나오는 부분들이 있다. 특히 좀비의 근본 발생지가 한국, 그 중에서도 평택 미군기지라는 설정은 영화 시장에서 달라진 한국의 위상을 보여줌과 동시에 익숙한 명칭으로 순간 웃음을 자아낸다. 굉장히 중요하게 부각될 것만 같은 인물이 넘어져서 어이없게 사망하기도 하고, 괴상한 표정을 짓는 좀비의 모습에 놀라기도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감염될지도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 이런 유머 요소들이 속속들이 담겨 있어 영화를 보는 흥미를 돋운다. 특히 영화에서 압권인 장면은 좀비들이 탑을 쌓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영화 예고편에서도 등장하는데,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그런데 좀비들이 탑을 넘기 위해 미친 듯 자신들의 몸으로 탑을 쌓는 장면에서 최근 인기를 끌며 각종 패러디를 양산하고 있는 만화 ‘진격의 거인’을 연상케도 해 더욱 눈길을 끈다. ‘진격의 거인’에서는 식인 거인을 피하기 위해 사람들이 탑 안에 살아가는데, ‘월드워Z’에서는 이스라엘 예루살렘 사람들이 좀비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거대한 장벽을 쌓았다.
거인의 커다란 손이 이 벽 위로 등장하는 장면이 ‘진격의 거인’에서 유명한데, ‘월드워Z’에서는 좀비들이 결국 장벽을 넘어오는 장면이 짜릿하게 펼쳐진다. ‘진격의 거인’ 못지않다. 이밖에 비행기에서 벌이는 좀비들과의 사투 장면이나 좀비를 피해 헬기로 도망치는 장면도 긴박감을 준다.
주인공인 제리 시점에서 영화가 전개되면서 관객들 또한 좀비들을 물리칠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마침내 그 방법을 찾았을 때 앞으로 이어질 인류의 통쾌한 반격을 기대하게 하지만 영화는 브래드 피트의 내레이션과 함께 결말을 진행한다. 순간 ‘이렇게 끝인 건가?’ 하면서 어리둥절하지만 열린 결말도 나름 생각할 거리를 각자에게 던져주기에 아쉬움을 달래본다.
영화는 115분이라는 짧지 않은 러닝 타임이지만 화려한 볼거리와 좀비에 대한 궁금증으로 쉴 틈 없이 시간이 흘러간다. 혹여나 속편이 나오진 않을까 궁금해지게 만드는 영화이다.
한편 영화 ‘월드워Z’는 2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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