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들어 대형 공기업의 ‘관피아’(관료 마피아)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2012~2013년 국내 시장·준시장형 공기업 30개사의 기관장과 상임·비상임 이사, 감사 등의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임원수 333명 중 34.5%인 115명이 관료 출신으로 나타났다.
관료 출신 임원 중 해당 공기업의 직속 감독부처 출신은 56명(48.7%)으로 절반 가까이나 차지했다. 2012년과 비교시 비직속 관료 출신 임원은 76명(66.7%)에서 59명(51.3%)으로 크게 줄었지만 직속 부처 출신은 38명에서 56명으로 20여명 늘었다.
기관장의 관피아 비중은 일반 임원보다도 더 높아 전체 29명(인천국제공항공사 공석) 중 절반이 넘는 15명이 직속 부처나 연관부처에서 내려온 관료로 파악됐다. 특히 이들 15명 중 12명(80%)이 직속 감독부처 출신이었다.
2012년 기관장의 관료 출신 비중이 50%였고 이중 직속 부처 출신이 64.3%에 불과했던 반면 새 정부 들어 기관장급에 대한 직속 부처의 장악력이 더 강화된 셈. MB정부 시절에는 현대건설 등 민간기업 출신들의 발탁인사가 많았지만 새 정부 들어서는 대부분 관료 출신들로 채워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관피아 비중이 가장 높은 공기업을 살펴보면 울산항만공사가 1위로 임원 10명 중 7명(70%)이 국토해양부·해양수산부 등에서 요직을 지낸 인사들이었다.
이어 한국감정원이 11명 중 7명(63.6%),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60%), 해양환경관리공단(50%), 한국공항공사(46.2%), 인천항만공사·부산항만공사·한국조폐공사(45.5%), 여수광양항만공사·한국광물자원공사·대한석탄공사(44.4%) 등 순이었다.
또한 관료 출신 임원 중 직속 부처 출신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대한주택보증(관료 출신 임원 수 4명), 여수광양항만공사(3명), 한국석유공사(3명), 한국관광공사(2명) 등 4곳이었고 관료 출신 임원 100%가 해양수산부·국토교통부 등 직속 부처 출신들이었다.
뒤를 이어서 해수부 산하인 울산항만공사(6명)와 인천항만공사(4명)가 각가 85.7%와 805로 2~3위를 기록했다.
직속 부처 관료 출신 임원 비중이 50%를 넘는 공기업은 30개 중 절반인 15개였다.
(CNB=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