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개선에 힘입어 손해보험사드의 올 상반기 실적이 개선됐다. (삽화=삼성화재)
자동차보험이 반전을 이뤘다. 높은 손해율로 인해 손해보험사 실적의 마이너스 요소였던 ‘애물단지’에서 올해 상반기 증가된 실적의 든든한 ‘효자’로 변신한 것. 덕분에 항상 뒤쳐졌던 생명보험사와의 실적 격차도 크게 줄였다. 반전의 비결은 뭘까. (CNB=손강훈 기자)
만년 ‘적자’였던 자동차보험
교통사고 줄고 보험료 올라
불경기에 효자 노릇 ‘톡톡’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6년 상반기 보험회사 경영실적(잠정)’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손해보험사의 순이익은 2조75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1% 증가했다. 전체 보험사의 순이익이 3.3%, 생명보험사가 17.9%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상당한 실적을 낸 셈이다.
이는 자동차보험이 힘이 됐다는 분석이다. 만년적자의 원인이었던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을 어느 정도 만회하며 보험영업 적자 규모를 줄였기 때문이다.
손해율은 보험회사가 고객으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 중 사고 등의 발생으로 피해자에게 지급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업계에선 78%를 넘으면 보험사가 적자를 보기 시작한다고 판단한다.
올해 상반기 ‘빅5’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삼성화재 79.9%, 현대해상 80.9%, 동부화재 82.2%, KB손해보험 82.3%, 메리츠화재 84%를 기록했다. 적정 손해율보단 높지만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최대 6.4%포인트 낮아졌다.
손해율이 떨어진 것은 손보사가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며 보험료 수입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는 평균 2~5%, 영업용 자동차보험료는 최대 8% 정도 올랐다. 올 상반기 자동차보험료 전체 수입은 7조6578억원으로 11.2% 증가했다.
날씨도 한몫했다. 보통 비나 눈이 오면 차량 사고가 늘어나 손해율이 증가하게 되는데 올 여름의 경우 마른장마에 태풍도 오지 않으면서 계절 영향을 받지 않았다.
7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보면 삼성화재 74.9%, 현대해상 77.9%, 동부화재 76.7%, KB손해보험 79%, 메리츠화재 80.2%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5.1~10.2%포인트까지 하락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2일 CNB와의 통화에서 “개인용 자동차보험료가 인상된 효과와 날씨 영향, 보험사 별로 언더라이팅(가입 심사)을 강화하며 손해율 관리에 노력한 부분 등이 맞아 떨어져 손해율 개선을 이뤘다”고 말했다.

▲'보험가격 자율화 조치'로 인해 보험료 인상이 용이해지면서 자동차보험의 '의무보험'은 장점이 될 전망이다. (삽화=삼성화재)
보험사-소비자 ‘윈윈’하는 길 찾아야
그동안 자동차보험은 손해보험사 입장에선 애물단지였다. 100%에 육박하는 손해율 때문에 계속 영업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의무보험’(책임보험)이라는 이유로 보험료 인상을 하기엔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이 규제완화를 강조하며 ‘보험가격 자율화 조치’를 시행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손보사들은 자동차 보험료를 올리기 시작했고 오히려 의무보험이 장점이 됐다.
불황으로 보험가입을 줄이거나 가입했던 보험도 해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동차보험의 가입자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보험사 입장에선 손해율 관리만 잘한다면 안정적인 수익을 챙길 수 있다.
게다가 보험사기특별법, 고가차량 보험료 할증, 외제차 관련 제도 개선 등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낮추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제도들이 최근 시행됐기 때문에 손해율 관리는 하반기에도 긍정적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준섭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8월의 경우 휴가 차량운행 증가 등으로 손해율 상승이 예상되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하반기에도 손해율 하향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전반적으로 보험료 부담이 더 커졌다. 소비자단체의 한 관계자는 “무사고 차량에 대한 보험료 인하 확대 등을 통해 소비자, 보험사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CNB=손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