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가 미국주식투자 관련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소리 중 하나가 영어를 못해서 투자를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영어를 전혀 못한다면 투자가 불가능할 것이다. 기업이름도 읽지를 못할테니 말이다.
그럼 반대로 물어보자. 국내에서 활약하는 외국인투자자들은 한국말을 잘할까?
글로벌시대에 영어에 대한 필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혹시라도 영어를 못해서 해외여행을 못 간다면 얼마나 답답한 일이겠는가?
하지만 투자에 있어서 필요한 영어실력은 기초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몇 가지만 예를 들어보겠다. 정말 영어를 못해서 투자를 게을리 했는지에 대한 답이 나올 것이다.
2007년부터 국내에서 사랑받는 애플의 아이폰은 2016년에만 300만대를 팔았고, 지금까지 국내에서 누적으로 2000만대 이상을 팔았다고 한다. 전 국민의 반이 애플사와 인연을 맺은 것. 하지만 국내투자자가 보유한 애플주식은 고작 80만주 밖에 되지 않는다.
또 페이스북은 국내 1450만명의 유저들이 매일 이용하고 있지만, 과연 몇 명이나 페이스북주식을 보유하고 있을까? 사실 알 수가 없다. 보유주식이 너무 적어 한국예탁결제원 집계에서도 빠졌기 때문이다.
매일 점심을 먹고 들르는 대한민국의 스타벅스는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매장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952개의 매장 보유로 전 세계 3위 시장을 점하고 있는 국내에서 과연 스타벅스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 역시 숫자가 너무 미미해 집계에서 빠졌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집계에 의하면 아마존과 구글, 알리바바 등이 그나마 많이 보유한 해외주식으로 이름을 올렸다.
여러 가지 핑계로 해외주식투자를 멀리하다보니, 국내에서 해외주식투자가 가능하게 된지 15년 만에 겨우 해외주식 직접투자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한민국 코스피와 코스닥의 전체 시가총액이 1800조원인데, 해외주식투자가 10조원이라는 것은 국내주식 시가총액의 0.6%밖에 되지 않는 정말 미미한 숫자다. 미국주식 전문가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영어를 몰라서? 솔직하지 못한 핑계
그렇다면 영어를 몰라서 이리된 걸까? 앞에서 열거한 기업에 대해서 별도의 영어 설명이 필요할까?
아마도 기업내용은 누가 설명하지 않아도 전부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실적은 숫자로 표기되는 것이니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고, 기타 뉴스는 구글 번역기를 통하면 70%이상의 번역률을 보여주니 이 부분도 투자를 못할 만큼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맥도널드, 버거킹, 파파존스피자, 나이키, 던킨도넛, 크리스피크림, 아마존, 트위터 등 모두 해외기업이지만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가까이 와 있다.
또 직접 방문을 해보면 과연 이 기업이 장사가 될지 안 될지도 대략이나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영어가 어려워 투자를 못했다는 것은 핑계고,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이런 유명한 글로벌기업에 투자해서 큰 수익이 날까 하는 의구심이 투자를 꺼리게 만들었을 것이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의 주식, 테마주, 작전주, 무슨무슨 관련주에 투자해서 사실 큰 돈을 번적도 없음에도 말이다.
누구나 아는 기업, 그 뻔한 시장에서 최근 5년간의 수익률은 S&P500지수가 74.2% 상승을 했고, 페이스북이 723.1%, 아마존이 278.6%, 넷플릭스가 2243.3%, 구글이 152.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금도 여러분들 손에 들고 있는 아이폰을 만드는 애플은 무려 15년 동안 연평균 39.72%의 수익률을 안겨준 기업이다. 이렇게 훌륭한 투자가 또 있겠는가?
결론적으로 이런 좋은 투자처가 있는데, 영어를 못해서 투자를 못했다는 건 궁색한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차라리 이유를 불문하고 너무 올라 무서워서 투자를 못하겠다는 것이 훨씬 더 솔직해 보이지 않을까.
[장우석 유에스스탁 본부장]
* [장우석의 미국 주식]은 매월 연재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