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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의 튀는 경제] 트위터(twitter)와 대독(代讀)의 대전(大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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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세현기자 |  2017.10.26 10:52:11

세계 각국 젊은이들이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토론하는 ‘비정상회담’이라는 TV프로그램이 있다. 출연진 중 프로그램 초기에는 한국어가 어눌했다가 몇 달 만에 유창하게 구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수십 년 노력에도 영어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를 보면서 한국말은 상대적으로 쉽구나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우리말이 과연 쉬운 것일까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일정 수준의 의사소통까지는 쉽게 올라오지만 제대로 한국어를 이해하고 활용하기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이번 추석에 오가는 길이 너무 막혔으니 다음 설에는 오지 않아도 된다.”는 시어머니의 말을 듣고 바로 내년 설 연휴 해외여행 상품을 예약한 며느리 행동을 전해들은 시어머니의 반응은 어떨까. 위 말의 진짜 의미를 이해할 수 있어야만 한국어에 능통한 것이다.

전 세계 안전을 놓고 말 전쟁을 벌이는 두 사람이 있다. 한 명은 트위터(twitter)를 활용하여 폭언 전투기를 날리고 한 명은 아래 사람을 시켜 대독(代讀) 미사일을 투하한다. 둘 다 언어가 거칠고 정제되어 있지 않다.

“로켓맨(김정은)이 자신과 그의 정권에 대해 자살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이라는 자가 이전처럼 자기 사무실에서 즉흥적으로 아무 말이나 망탕 내뱉던 것과는 다수 구별되는 틀에 박힌 준비된 발언이나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발언은 고사하고 우리 국가의 완전파괴라는 미치광이 나발을 불어댔다.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레 짖어대는 법이다.”

사실 둘 사이의 말 공격은 상대방을 향한 것이 아니다. 인정욕구에 따른 대중을 향한 발언들이다. 하지만 양 쪽 다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가에 촉을 세우고 있고, 한 쪽이 뭐라고 하면 바로 대응 공격으로 응한다. 

이 말(言)의 대전(大戰)이 염려스러운 이유는 언어체계 차이에 따른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언어는 직설적이다. 별다른 해석이 필요하지 않다. 김정은의 언어는 원하는 바가 숨겨져 있다. ‘나 쎈 놈이니깐, 인정 좀 해줘’의 변형된 반복표현이다. 이러한 차이점을 인식 못하고 상대방의 견제구를 잘못 해석하면 모두가 설마 하는 불상사로 번질지 모른다.

충분히 본인의 존재감을 알렸다. 이제 나이 지긋하신 분은 트위터를 통한 말 배설을 자제해 주기 바라고(또한 당신 영어어휘를 외국인인 내가 공부할 만한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해주었으면 좋겠다) 젊은 친구는 정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직접 테이블에 나와서 얘기하기를 부탁한다. 경험 상 외국인들은 눈을 보고 얘기하면 의외로 말이 쉽게 통하는 경우가 있다.

당신네들 말싸움에 개인 안위(安危)가 볼모로 잡혀 있는 사람으로서 간곡히 부탁드린다.

* [정세현의 튀는 경제]는 매월 1회 연재됩니다


■ 정세현 (문제해결 전문가)
현 티볼리컴퍼니 대표, 한우리열린교육 감사
전 삼일회계법인 PwC Advisory 컨설턴트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영국 Nottingham Trent University M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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