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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의 튀는 경제] ‘월 스트리트(Wall Street)’ 영화 속 자본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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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세현기자 |  2017.11.30 14:21:07

영화 속 자본의 모습은 보통 탐욕스럽게 그려진다. 카메라를 통해 꾸준히 미국사회 문제점을 비판해 온 올리버 스톤 감독도 자본을 우호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그 최일선에 1987년 영화 ‘월 스트리트(Wall Street)’가 있다.

증권사 브로커로 일하고 있는 청년 버드 폭스는 금융계의 거물이 되겠다는 꿈을 품은 채 살아가고 있다. 그는 비록 고객계좌나 관리하고 있는 신세지만 언젠가는 고든 게코 같은 전설적인 트레이더가 돼 권력과 부를 손에 넣고 싶어 한다. 반면 블루스타 항공사의 노조위원장인 버드의 아버지는 일확천금만 노리고 노동의 가치를 모르는 아들을 걱정한다.

아버지의 생각을 구시대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버드는 우연히 고든을 만나게 되고, 아버지로부터 들은 블루스타 항공사의 정보를 고든에게 넘겨 신임을 얻는 데 성공한다. 그의 눈에 들게 된 버드는 불법적인 거래를 마다하지 않고, 고든은 버드에게 두둑한 보상과 함께 자신의 정부이기도 한 데리엔을 선물하기까지 한다.

승승장구하던 버드는 아버지가 일하는 블루스타 항공사의 재정 상황이 나쁘다는 사실을 알고 고든에게 이 회사의 인수를 제안한다.

효율적 경영으로 블루스타를 되살리려는 뜻을 갖고 있던 버드는 고든이 단기이익 극대화를 위해 직원들을 정리하고 분할하여 매각하려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그는 고든의 계획에 반기를 들고 영국 금융자본가인 와일드먼에게 백기사 역할을 부탁함으로써 위기를 모면한다. 

한편, 고든의 수상한 움직임을 주시하던 금융당국은 버드를 미끼로 삼기 위해 체포하고, 버드는 고든과의 대화를 녹음해 금융당국에 전달한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자본은 악(惡)이고 노동은 선(善)’이라는 구도로 진행된다. 악의 축에 있는 존재는 고든 게코다. 자본을 끌어다 기업을 인수 합병하는 그는 원하는 것은 가져야 직성이 풀리는 인물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내부자거래 같은 불법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삶을 ‘제로섬 게임’으로 보는 그는 뺏고 빼앗기는 승부에서 잔혹한 약탈자가 되길 원한다.

그 정반대에는 버드의 아버지 칼 폭스가 있다. 평생을 항공 노동자로 살아온 그에게는 노동자로서의 자부심이 있다. 그는 일한 만큼 벌고 번 것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확고한 윤리관을 가진 인물이다. 영화의 후반부 아들에게 그는 “쉽게 벌 수 있는 돈을 좇지 말고 무언가를 만들어라. 다른 사람의 것을 사고파는 것에 의지하지 말고 뭔가를 창조해라”라고 말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자본은 긍정적인 역할도 많이 수행한다.

자금력이 부족한 벤처·중소기업들에 십시일반 투자하는 크라우드펀딩도 그 중 하나다. 아이디어나 기술력도 자본을 만나야 시장에 모습을 보일 수 있다. 

공공사업에 투자하는 사회성과보상채권(SIB) 사업 같은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ment)도 있다. 임팩트 투자는 수익을 내면서 동시에 사회 문제 해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에 투자하는 일종의 ‘착한 투자 기법’이다. SIB는 2010년 영국 피터버러시에서 첫선을 보였는데 영국 법무부는 단기 재소자의 재범률을 낮추기 위해 17개 민간재단으로부터 500만 파운드를 모아 피터버러 교도소에서 8년간 사회 정착 프로그램을 운영해 상당한 효과를 보았다.

자본 자체는 무채색이다. 어떤 색으로 만들 것인가는 이를 활용하는 인간의 역할인 것이다.

* [정세현의 튀는 경제]는 매월 1회 연재됩니다


■ 정세현 (문제해결 전문가)
현 티볼리컴퍼니 대표, 한우리열린교육 감사
전 삼일회계법인 PwC Advisory 컨설턴트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영국 Nottingham Trent University M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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