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은 누구나 잘 아는 기업이다.
위키백과에는 “에디슨이 1878년 설립한 전기조명회사를 모체로 성장한 세계 최대의 글로벌 인프라 기업이다. 전력, 항공, 헬스케어, 운송 등의 분야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고 소개돼 있다. 필자가 한마디 더 추가하면 GE캐피탈이라는 금융부문의 사업도 포함하고 있다.
한마디로 전 세계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복합기업(複合企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GE와 비슷한 기업이 있는데, 바로 허니웰(Honeywell)이다. 허니웰은 빌딩자동제어시스템, 공장제어시스템, 산업용제어기기, 시큐리티, 홈네트워크 시스템에서부터 우주 항공, 터보사업, 특수 화학, 섬유 및 플라스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문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기업이다. 역시 복합기업이며, 일반 가정에서는 이 회사의 난방기를 쓰면서 친숙해진 브랜드다.
이렇게 비슷한 복합기업인 두 회사의 올해 주가상승률을 보면 극과 극이다.
GE는 올해 40% 이상 하락했고, 허니웰은 30% 넘게 상승했다.
더욱이 GE는 미국주식시장을 대표하는 다우지수에 편입된 종목으로, 다우지수가 올해만 24% 상승한 것을 보면 GE의 하락이 상대적으로 얼마나 컸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오늘은 다우지수에 편입된 30개 종목 중 유일하게 두 자리 수의 하락률을 보인 기업인 GE의 하락 이유와 경쟁기업이 허니웰의 선전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하고자 한다.
이 두 기업의 차이는 표면적으로는 ‘실적’이다. 너무도 당연하지만 GE의 올해 실적은 엉망이고, 허니웰의 올해 실적은 너무도 빛났다. 허니웰은 올해보다는 내년, 내년보다는 내후년의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렇다면 GE의 실적이 나빠진 이유는 뭘까?
GE는 거대한 GE Capital을 분리하기로 결정한 후에 여러 가지 야심찬 전망을 내놓았지만 결국 거의 대부분 실패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전 CEO인 제프 이멜트(Jeff Immelt)의 주장이다.
그는 2018년까지 EPS를 2달러로 만들 수 있다고 큰소리를 치면서, 회사의 에너지를 총집중했다. 하지만 실패로 돌아갔고, GE는 2018년에 EPS를 1달러에서 1.07달러로 상승시키는 것으로 목표를 크게 조정했다. 최초의 목표치인 2달러에 비하면 절반 정도의 감소 폭이다.
GE Capital은 불과 5년 전에 45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던 사업부문이었지만, 제때 구조조정을 하지 못해서 지금은 10억 달러도 안 되는 매출을 올리는 골치 썩이는 사업부문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표치만 높게 잡았으니, 실망은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
반면 허니웰은 수익 전망에 대해 역사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취해 왔다.
이 기업의 절반 이상의 사업이 1년 후의 전망을 예상하기 어려운 단기 사이클이다. 따라서 허니웰은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일정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있도록 충분한 완충장치를 두는 것을 선호했다.
예를 들면 2016년에는 허니웰의 최종 총수입이 목표 축소치보다도 밑도는 일이 발생하였으나, 주당순이익은 여전히 사실상 최초 목표의 중간치를 넘고 있었다. 2017년에도 보수적 입장을 취함으로써 EPS 목표 범위를 4배 높게 조정하는 것도 가능했다.
쉽게 말해, GE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치를 세우고 무리한 경영을 한 것이 문제가 됐고, 허니웰은 보수적인 목표치에 매출이든 주당순이익이든 하나만이라도 목표치에 접근하도록 경영을 설계 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냉정하게 주가에 반영되었는데, 실제 문제는 2018년이다. 허니웰은 쌓아놓은 현금으로 자사주 매입이든, M&A든 회사의 미래에 배팅이 가능해진 반면, GE는 앞으로 뼈아픈 구조조정을 감당해야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투자자들이 허니웰의 ‘지루한’ 전망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주가전망은 더 밝아지고 있다. 마침내 투자자들이 허니웰의 전망을 보수적인 출발점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
미국의 격언 중에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 조심하는 것이 낫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후회할 상황에 아직 처해 있지 않을 때만 유효하다.
필자가 GE와 허니웰의 승패를 다룬다고 했을 때, 많은 분들께서 수많은 재무자료와 차트와 다양한 분석방법으로 비교분석할 것이라고 짐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실적이 만들고, 기업의 실적은 그 기업의 경영이 만들고, 그 경영은 종이 한 장 정도의 작은 차이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한다.
작은 구멍 하나가 큰 둑을 무너뜨리는 것과 다를 게 없으니, 주식시장과 인간세상이 틀리지 않음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
[장우석 유에스스탁 본부장]
* [장우석의 미국 주식]은 월 1~2회 연재 됩니다